[이사회 모니터]변곡점 맞은 그라운드엑스, 상임인력 없는 이사회 '우려''클립 지갑' 올해 성장 필수인데…이사회에는 그라운드엑스 상임임원 '제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04 07:12:07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가 이사회를 재편했다. 그라운드엑스 상임 인력이 이사회에 합류할지 주목됐지만 이번에도 신규 사내이사 선임은 없었다. 일각에선 사업 성장이 제자리에 멈춰 있는 그라운드엑스의 변화를 위해 이사회 구조를 보다 더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이사회 재편, 유태욱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그라운드엑스는 김승민 기타비상무이사가 사임하고 그 자리에 유태욱 이사를 선임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그라운드엑스 이사회는 양주일 대표이사, 도윤환·유태욱 기타비상무이사, 김재호 감사 4인체제로 바뀌었다.
임원 변동 사유에 대한 별도 언급은 없었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김승민 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사임으로 특별한 사유는 없다"며 "유태욱 이사 선임 이유에 대해서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엑스 이사회에는 사실상 상근 임원이 없다. 2022년 선임된 양주일 대표는 그라운드엑스 합류 1년 후인 지난 4월 카카오 카카오톡 부문장에 선임됐다. 현재 카카오 부문장과 그라운드엑스 대표 업무를 겸직 중이다.
사내이사는 양주일 대표가 유일하다. 나머지 두 이사 자리는 비상근 인력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채워져 있다. 이번에 선임된 유태욱 이사는 블록체인 전문가로 통하나 카카오 그룹 내 맡고 있는 역할이 너무 많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이사회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용역 주던 클레이튼 재단 상황 급변, 자체 서비스 역량 키워야
올해 그라운드엑스는 사업 변곡점을 맞이한다. 2021년 말 블록체인 클레이튼 개발, 가상자산 클레이(KLAY) 운영 사업을 크러스트유니버스로 이관시켰다. 현재는 크러스트유니버스에서 인력이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동해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 중이다.
핵심 사업을 계열사에 떼어주면서 그라운드엑스에는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 사업만 남았다. 클립을 키우기 위해 야심차게 대체불가토큰(NFT) 구매 기능을 붙였으나 규제로 확장하지 못했다. 카카오톡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립지갑에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도입했지만 NFT 결제에 부담을 느낀 카드사의 요청으로 하루만에 중단했다.
대고객 사업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았으나 클레이튼 재단과 용역 계약을 맺으면서 지난 2년간은 매출을 발생시켜 왔다. 재단으로부터 블록체인 개발 용역 사업을 수주해 2022년 10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클레이튼 재단과 용역 계약을 연장했기 때문에 일정 매출은 유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클레이튼 재단이 라인 핀시아와 통합을 예고했다. 하반기 통합재단이 출범하면 그라운드엑스에 용역 사업을 몰아주기 힘들어진다. 이에 가상자산 상승장에 맞춰 주요 서비스인 클립 마케팅을 늘리고 지원하는 블록체인 수를 경쟁 지갑에 맞춰 늘려가야 한다.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지만 핵심 인력 일부가 타 블록체인 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라운드엑스가 멈춰 있는 동안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는 경쟁사로 인력이 유출된 것이다. 상임 임원이 없는 이사회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 타 계열사와의 협업은 확대할 수 있겠으나 내부 의사결정은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올해 계획에 대해 그라운드엑스는 클립 성장을 위해 내부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클립에 집중해 의성과 사용성 확대를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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