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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파멥신, 최대주주 타이어뱅크 '역할론' 부상 자금 조달 외 벌점 관리 등 '내부 통제' 문제

김형석 기자공개 2024-03-11 11:14:1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 파멥신이 거래정지에 이어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고 있다. 단순히 자금조달 이슈 문제가 아니다. 상장사로서 기본에 해당하는 벌점 관리에서 누수가 발생하며 상폐 기로에 섰다.

자연스럽게 새 주인인 타이어뱅크의 역할론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PMC-403' 등 진행 중인 임상에 대한 자금 확보 역시 타이어뱅크를 통해 풀어야 할 과제다.

◇ 파멥신 불성실 공시로 상폐 위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7일 파멥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으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13일 파멥신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해 15일(영업일 기준) 동안 추가 조사를 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상장법인의 성실한 공시의무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한국거래소가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매매거래정지 등 시장의 조치대상이 된다.

거래소의 이번 결정에 따라 파멥신의 주식거래는 상장폐지사유 해당여부 결정까지 정지된다.


파멥신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 데는 최근 1년간 공시 위반 등으로 누계 벌점이 15점을 넘겼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한해 동안 부과 벌점이 8.0점 이상인 상장사의 경우 1일간 매매 거래가 정지되고 15점 이상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파멥신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실패하면서 15.5점의 벌점을 부과받았다.

당시 파멥신은 연구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제1호조합'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조합의 잔금은 유콘파트너스가 지급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유콘파트너스가 대금 납입을 못하면서 파멥신 지분 상당량이 반대매매로 장내 매도됐다.

이에 따라 파멥신은 지난해 11월3일 거래소로부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취소 등'의 사유로 공시번복(8점)과 공시불이행(3점)으로 벌점 11점을 부과받았다. 결국 유상증자도 철회됐다.

◇ 연간 R&D 비용 100억 이상 필요…자금조달 '빨간불'

파멥신이 당장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래소가 15영업일 동안 추가 조사를 통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시킨 만큼 상장폐지 가능성은 높다.

상장폐지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치명적이다. 파멥신은 임상을 포함해 연간 100억원가량의 R&D 비용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혈관정상화 혁신신약 후보물질 'PMC-403'이다. 이 물질은 혈관성 질환 혹은 종양미세환경에 과량 분비되는 VEGF로 인해 혈관벽 조직이 느슨해진 비정상적인 혈관을 정상화시킨다.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기전을 가진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1상이 진행중이다.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PMC-309'는 지난해 9월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은 상태다.

파멥신이 보유한 자금은 현재 이들 R&D 비용을 감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파멥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입한 R&D 비용이 7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장 현금 고갈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 상폐 시 자금조달 믿을 건 타이어뱅크뿐

결국 관심은 최대주주에 오른 타이어뱅크의 자금지원으로 모아진다. 파멥신은 지난해 12월 타이어뱅크 외 13인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타이어뱅크는 20억원을 출자해 파멥신 신주 160만7718주를 취득했다. 타이어뱅크 최대주주인 김정규 회장도 7억원(56만2697주)을 출자했다. 김 회장 자녀 김성연 씨(8억원)와 김수연 씨(5억원)도 출자에 참여한다. 증자 후 이들은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해 지분 13.31%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가 된 김 회장은 지난 1월29일 파멥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3년간 무보수로 파멥신의 경영을 맡을 전망이다.

앞서 김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핵심인력인 유진산 대표와 이원섭 소장 등 파멥신 임직원들이 책임감 있게 글로벌 혁신신약 결과물을 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파멥신의 추가 자금 지원 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타이어뱅크의 자금 상황도 나쁘지 않다. 타이어뱅크는 2013년 외부감사법인이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알짜기업이다.

최근 5년 매출은 매해 4000억원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기준 별도 매출은 4153억원으로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7억원, 당기순이익은 500억원으로 각각 67.1%, 66.5% 늘었다. 2022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5억원이다.

다만 아직 자금지원 규모와 상장폐지 관련 대응과 관련해 김 회장 측의 공식적인 행동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파멥신이 지난해부터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김정규 회장이 R&D를 지원하기로 한 만큼 이번 위기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상장폐지와 관련한 대응 방향에 대해 파멥신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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