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VC로 점프업]"퓨처플레이, 후속투자 비중 50%까지 끌어올릴 것"②최재웅 CIO "라이선스 제약 탈피"…올해 투자재원 확충, 최대 500억 펀딩
이영아 기자공개 2024-03-14 08:28:01
[편집자주]
듀얼 라이선스 시대가 열렸다. 액셀러레이터(AC)가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시행된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불을 지폈다. AC의 경우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더라도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 비율이 20%로 낮아졌다. 팁스(TIPS)를 비롯해 AC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VC가 침범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민이 깊던 AC의 VC 진출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듀얼 라이선스를 예고한 하우스의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존에는 팔로우온(후속투자) 비중이 20~30% 수준이었다. 올해는 50%까지 비중이 올라올 것으로 본다. 좋은 스타트업에 아낌없이 투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결과다. 200억~500억원 펀드레이징을 통한 투자재원 확충도 계획 중이다."최재웅 퓨처플레이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지난달 15일 서울 성수동 퓨처플레이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우스는 AC 최초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스타트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차별화 가치를 제공하는 '미래형 액셀러레이팅'을 표방한다.
핵심은 팔로우온 강화다. 애초 예비 창업부터 사업 초기 단계까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해 왔다. 이젠 비상장 단계에 있는 모든 스타트업으로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 형성됐다. 스타트업이 상장(IPO)하는 순간까지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관점에서 동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자율성 확보, 스타트업 생애주기 커버
퓨처플레이는 지난해 말 VC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투자업계 주목을 받았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영향이 컸다. 개정안은 VC를 겸영하는 AC의 투자 의무비율을 20%로 낮춘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했다.
최 CIO는 "스타트업에 '적재적소'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선 펀드별로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면서 "개정안 시행 이전에는 펀드 규모가 커졌음에도 초기 기업에만 투자를 많이 하는 상황이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스타트업에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퓨처플레이의 펀드레이징 규모는 증가해왔다. '창업플랫폼'으로서 10년간 역할을 하다보니 포트폴리오의 생애주기가 다양해지면서다. 초기부터 후기 라운드까지 포트폴리오 성장 단계가 넓어지면서 맞춤 지원을 위해 펀드 규모를 키웠다.
구체적으로 △퓨처플레이혁신솔루션펀드(298억원) △퓨처플레이혁신성장펀드(420억원) 등을 결성했다. AC 업계에서 보기드문 큰 규모였다. 최 CIO는 "최근 3년간 후속투자를 염두하고 진행한 펀드레이징 규모는 약 1000억원"이라며 "후속투자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등 투자 전략 다변화 기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듀얼 라이선스 규제가 해소되면서 다양한 펀드를 적극 활용할 길이 열렸다. 퓨처플레이가 AC 최초로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배경이다. 최 CIO는 "AC 라이선스 제약을 탈피하기 위해서 VC 라이선스를 획득했다"면서 "초기, 중기, 후기 등 모든 단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창업자가 가장 투자받고픈 하우스 목표"
최 CIO가 정의한 듀얼 라이선스 전략은 '장점의 극대화'이다. '초기투자(스타트업 발굴)'라는 기존의 장점을 '팔로우온(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최 CIO는 "좋은 기업을 아낌없이 지원하다보면 자연스레 후속투자 비중이 50%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투자재원 확충에 나선다. 200억~500억원 규모 펀드레이징을 계획 중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목표는 조정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 CIO는 "500억원 이상 드라이파우더(투자여력)가 남아있지만, 아낌없는 투자를 위한 준비를 미리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투자조직 변화는 크지 않다. 최 CIO는 "안 하던 것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던 것의 규모를 키우는 것뿐"이라며 "투자팀 내 초기투자와 팔로우온 병행 기조는 이어가되 채용을 늘릴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바이오, 반도체(배터리), 인공지능(AI) 전문 박사급 인력과 주니어 심사역 채용에 나섰다.
대규모 자본력을 갖춘 VC와 비교해도 차별점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주요 VC가 초기 투자를 강화하는 흐름이지만, 이미 퓨처플레이는 관련 노하우를 10년간 축적한 상태다. 최 CIO는 "창업자에게 '돈, 사람, 아이템'이 중요하다"며 "퓨처플레이는 이 모든 것을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투자사"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돈만 투자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본 플러스알파(+a)'를 제공하는 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공 사례도 쌓아가고 있다. 이미 퓨처플레이 손을 떠나 '자력성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스타트업이 상당하다. 퓨처플레이는 창업 시점부터 성장 과정 전반에 걸쳐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밀착지원했다. 대표적으로 뷰노와 노을은 IPO에 성공했다. 서울로보틱스, 이노스페이스, 에스오에스랩, 올거나이즈 등 기업은 IPO를 앞두고 있다.
최 CIO는 "전세계 훌륭한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찾고, 투자 받고 싶어하는 하우스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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