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대주주 바뀐 하나운용,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전 대표 체제선 겸직, 지배구조 변경후 독립성·감독 역할 강화
이명관 기자공개 2024-03-15 08:19:3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나증권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간 모든 의사결정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하나증권과 UBS가 함께 내렸다. 이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주주간 협약에 따라 UBS와 하나증권은 이사회 임원과 감사위원 후보들을 추천해왔다. 지분이 조금 더 많았던 UBS의 입김이 강했던 측면은 있었다. 이를테면 하나증권이 후보자 1명을 추천할 때 UBS는 2명을 추천하는 식이었다.그러다 지난해 10월 하나증권이 UBS로부터 지분을 양수받아 하나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한 이후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하나증권으로선 온전히 하나자산운용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인 지난해 10월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위해서다. 개편 이후 해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들은 모두 회사를 떠났다.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사외이사로는 이창구 씨와 안성윤 씨가 후보자로 추천됐다. 여기에 UBS를 뗀 하나자산운용의 수장으로 김태우 대표이사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모두 새로운 얼굴들이었다. 다만 감사위원으로 추천받은 이는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최범수 사외이사였다. 최초 선임됐을 때부터 하나증권 측이 추천했던 인물로 재신임됐다.
눈에띄는 점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다는 점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시절 이사회 의장은 8년간 장기집권했던 이원종 전 대표였다. 분리가 아닌 겸직이 이뤄졌던 셈이다. 이 대표는 UBS를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2000년 스위스 UBS그룹(UBS AG)에 입사하며 금융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UBS 홍콩·아시아태평양지역 고객본부 총괄과 경영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UBS의 추천으로 2015년 7월 하나UBS자산운용의 대표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나UBS자산운용을 장기간 이끌었다. 그가 하나UBS자산운용의 대표로 자리했던 기간은 총 8년여에 이른다. 그러다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레 물러났다.
하나증권 입장에서도 굳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을 이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통해 얻는 이점이 더 많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그렇게 선임된 하나자산운용의 이사회 의장은 이창구 사외이사다.
이 의장은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과 감사위원회 위원, 보수위원회 위원도 겸직 중이다. 그는 신한은행에 입행, 삼성동 PB 팀장, 지점장, 서울 FC PB 센터장, 중국현지법인 부서장, PB 그룹 총괄본부장, PB 그룹 부행장 등으로 근무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 PB 그룹 부사장과 신한금융지주 PB 그룹 부사장 등을 거쳐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히고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의 경우 실무를 담당하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어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이 다소 떨어지고, 경영 감독에 대한 이해상충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이 이장의 이력을 고려할 때 전문성 측면에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다. 하나자산운용이 겸직에서 분리를 택하는 데 부담이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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