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VC로 점프업]에트리홀딩스, 기술 출자 성과…투자기업 총밸류 '2조'①'연구소→밸류업→IPO', 127개 포트폴리오 발굴…"시리즈B 이상 팔로우온"
이영아 기자공개 2024-03-15 08:29:32
[편집자주]
듀얼 라이선스 시대가 열렸다. 액셀러레이터(AC)가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시행된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불을 지폈다. AC의 경우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더라도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 비율이 20%로 낮아졌다. 팁스(TIPS)를 비롯해 AC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VC가 침범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민이 깊던 AC의 VC 진출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듀얼 라이선스를 예고한 하우스의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트리홀딩스가 '공공투자의 룰'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자본만 투자하지 않는다. 연구소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는 우수한 기술을 출자한다. 검증된 기술과 자본을 투자받은 기업은 고속 성장기를 맞는다. 6~7년만에 코스닥 상장 결실을 보았다. 평균 13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올해는 '투자의 판'을 더욱 키운다. 그동안 에트리홀딩스는 모회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연계한 기술지원, 연구 장비 지원, 연구원 파견, 초기 투자에 집중해왔다.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앞으로는 팔로우온(후속투자)을 통한 재무적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핵심은 민간 기관과의 연계다. 프로젝트 펀드를 공동 기획해서 펀딩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벤처캐피탈(VC), 투자은행(IB) 등을 협력 파트너로 제시했다. 에트리홀딩스 투자 포트폴리오 127개사의 기업가치가 도합 2조1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스케일업' 기대감이 커진다.
◇공공기술 사업화, 빠른 스케일업 돕는다
에트리홀딩스는 2010년 자본금 200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ETRI가 100% 출자한 기술 사업화 전문투자회사이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가운데 처음 출범한 기술지주회사다. 목적은 공공기술 사업화이다. ETRI 첨단 기술을 출자·이전하고, 에트리홀딩스 본계정·조합계정으로 투자한다.
윤상경 에트리홀딩스 대표는 "ETRI 소속 연구원들이 수년간 개발한 기술을 창업기업이 활용하면 연구개발(R&D) 기회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며 "ETRI는 1976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 과학기술 출연연으로 인공지능, 로봇, 우주항공 등 딥테크 분야 1만3000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3단계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기술사업화를 돕는다. △초기단계 △성장단계 △프리-유니콘단계로 나뉜다. 초기단계는 연구소기업 창업을 돕는 단계다. 에트리홀딩스 자본(본계정)과 ETRI 기술을 활용한다. 이후 에트리홀딩스 조합계정을 통해 후행투자에 나선다. 성장단계에는 ETRI 대형기술출자를 통해 빠른 밸류업을 돕는다. 이후 외부 협력기관(IB, VC)과 연계한 프로젝트투자를 통해 프리IPO 및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 AC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 에트리홀딩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기술창업전문회사 라이선스를 갖췄다. 에트리홀딩스가 지분 10% 이상 확보한 기업에는 5억원 규모의 R&D 자금과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운영사로 활약하고 있다. 팁스 선정 기업은 2년간 최대 5억원의 R&D 자금이 지원된다.
지난 10년간 에트리홀딩스는 127개 포트폴리오를 육성했다. 투자기업의 총 기업가치는 2조1000억원에 이른다. ETRI와 에트리홀딩스가 기술·현금출자한 연구소기업 중 코스닥 상장기업은 4개나 된다. 수젠텍, 신테카바이오, 진시스템, 마인즈랩이다. 오는 2026년까지 IPO 후보 기업은 20개에 달한다.
◇민간 기관 연계, 재무적 지원 확대 예정
윤상경 대표는 "공공 AC로서 기술 사업화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미션이 있다"면서 "최근 2년간 혁신투자포럼을 정례적으로 개최하며 민간 연계를 강화해 왔다"고 했다. 에트리홀딩스는 연 2회 포럼을 개최한다. 주제는 △초기기업 발굴 및 직접투자(대전) △성장기업과 IB·VC 연결(서울) 등이다.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2년 에트리홀딩스 포트폴리오 중 22개 기업이 436억원 규모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는 규모가 더욱 커졌다. 23개 기업에 955억원 규모 팔로우온이 이뤄졌다. 올해 1월 진행한 혁신투자포럼은 96개 기업이 지원했다. 이중 31개 기업의 기술상담이 이뤄졌다.
올해는 민간과 손잡고 투자의 판을 더욱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VC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민간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대규모 자금지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프로젝트펀드(프리IPO 펀드), IP 전략펀드(글로벌 시장 특허분쟁 대응 IP지원투자)를 공동기획해 밀착지원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ETRI, 에트리홀딩스, 전략적 파트너 '삼각편대'를 통해 유니콘 기업을 여럿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주요 파트너는 VC, CVC, IB, 전략적투자기업(SI) 등이 예상된다. 윤 대표는 "공공과 민간이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윈윈모델'을 지향하며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트리홀딩스는 본계정 200억원, 조합계정 200억원의 운용자산을 지녔다. 투자조합은 △창업초기펀드(100억원) △에트리홀딩스-신한유니콘투자조합(100억원) 두 개를 결성했다. 본계정 투자 90%, 조합계정 투자 10% 비중을 차지한다.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만큼 펀드 결성에 활발히 나설 예정이다. 윤 대표는 "시리즈B 이상 기업에 대해 전략적으로 투자해서 협력하는 VC 모델을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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