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등급전망 '부정적' 미래에셋·한국, 외화채 조달 부담될까부동산 PF 리스크 영향 S&P, 아웃룩 '부정적' 변경…발행금리 '상승' 가능성
권순철 기자공개 2024-03-18 13:35:2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스탠다드앤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외화채 조달 부담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외화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였지만 발행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S&P가 PF 및 해외 부동산 손실을 지적했던 만큼 차후 등급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관련 리스크 헤지가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의 부동산 리스크가 시장에 선반영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발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S&P, 아웃룩 '부정적' 하향 조정…조달 금리 '상승' 가능성
13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3사 중 한 곳인 S&P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회사 모두 장·단기 신용등급은 각각 BBB, A-2로 변동 없었다. BBB와 A-2는 S&P가 투자적격으로 분류한 등급 단계다.
S&P는 PF와 해외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를 지적했다. 동시에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자산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향후 1~2년 간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에도 다가오는 1~2년 동안 부동산 관련 잠재적 손실과 충당금 적립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등급 강등은 피했지만 외화채 이슈어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전망이다. 통상 글로벌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경우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을 두고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지켜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행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발행 시장에서는 체감할 변화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라고 하면서도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대형 증권사들의 조달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의 외화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는 추세였음을 고려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1월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 대비 3년물 200bp, 5년물 222bp 금리로 6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외화채를 찍으며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한 바 있었다.

만일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된다면 조달 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등급이 강등될 시 10bp 가량 금리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부동산 리스크에 대처하는 방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따라 금리가 결정될 것이다"고 짚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과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선결 조건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PF 잔액 약 190조원을 기준으로 증권업이 시행한 PF대출은 약 35조원이다. 리스크가 특히 큰 브릿지론의 경우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잔액이 중소형사보다 많아 회수 속도가 더디다.
다만 외화채 조달 창구 자체가 막힐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투자자들이 부동산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탈이 악화된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같은 대형사들은 PF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적고 리스크 관리도 잘 되어 있어 발행 자체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금리 스프레드에서의 메리트를 앞세워 투심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물 시장에서 200bp를 상회하는 금리가 매겨진 채권은 거의 없어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는 외화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국물의 경우 공사채, 은행채 등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 대비 70~80bp 금리로 발행되는 채권이 대다수다.
과거와 비교해서 투자자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80~100곳의 기관만 참여했던 과거와 달리 지난 1월 발행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200곳이 넘는 기관 투자자의 수요를 확인했다. 사실상 공사나 은행이 외화채를 발행할 때 들어오는 투자자 군들이 다수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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