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AC, VC로 점프업]"에트리홀딩스, 민간협력 AUM 3000억 도전"②윤상경 대표 "AC간 교류 확대 중요"…2026년까지 IPO 후보기업 20개
대전=이영아 기자 공개 2024-03-18 08:16:09
[편집자주]
듀얼 라이선스 시대가 열렸다. 액셀러레이터(AC)가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시행된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불을 지폈다. AC의 경우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더라도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 비율이 20%로 낮아졌다. 팁스(TIPS)를 비롯해 AC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VC가 침범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민이 깊던 AC의 VC 진출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듀얼 라이선스를 예고한 하우스의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C 라이선스를 획득한 만큼 팔로우온(후속투자)을 위해 운용자산(AUM)을 크게 증대시킬 예정이다. 민간 VC·투자은행(IB)과 공동운용(Co-GP) 펀드를 결성해 전략적 동행한다. 공공과 민간이 불필요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시너지 내는 협력 모델을 지향한다."윤상경 에트리홀딩스 대표(사진)는 지난달 21일 대전 유성구 가정동 에트리홀딩스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연계한 기술지원, 연구 장비 지원, 연구원 파견, 초기 투자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후속투자에 보다 힘을 싣는다.
목표하는 AUM 규모는 3000억원이다. '공공기술 사업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수많은 창업기업을 발굴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포트폴리오의 생애주기가 다양해졌다. 초기부터 후기 라운드까지 포트폴리오 성장 단계가 넓어지면서 맞춤 지원을 위해 펀드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창업지원 넘어 후속투자 확대, 빠른 밸류업
에트리홀딩스는 2010년 ETRI가 100% 출자해 설립한 기술 사업화 전문투자회사이다.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에트리홀딩스의 액셀러레이팅은 ETR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이뤄졌다. ETRI 첨단 기술을 출자·이전하고, 에트리홀딩스 본계정·조합계정으로 초기 투자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전략적투자자(SI)로서 공공기술을 접목해 확실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면서 "전체 투자 중 본계정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가 성장단계에 진입하면 재무적투자(FI) 필요성도 증대하게 된다"며 "후기 단계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조합계정 투자 비중을 늘려 팔로우온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에트리홀딩스는 본계정 200억원, 조합계정 200억원의 운용자산을 지녔다. 투자조합은 △창업초기펀드(100억원) △에트리홀딩스-신한유니콘투자조합(100억원) 두 개를 결성했다. 본계정 투자 90%, 조합계정 투자 10%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월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다양한 펀드를 적극 활용할 길이 열렸다. 본계정, 일반조합, 공동운용조합 '삼각편대'를 구축해 시리즈B 이상 포트폴리오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민간과 협력해 프로젝트 펀드를 적극 조성할 계획이다. 기업형벤처캐피탈(CVC), VC, IB 등을 협력 파트너로 제시했다.
민간 기업과 조인트벤처(JV) 설립 사례도 늘린다는 목표다. 앞서 에트리홀딩스는 기업이 신규 사업을 위한 스핀오프(분사)를 추진할 때 동행한 전적이 있다. 한글과컴퓨터와 네페스가 대표적 사례다.
윤 대표는 "한글과컴퓨터의 자본과 인력, ETRI의 기술, 에트리홀딩스의 액셀러레이팅을 결합해 내부 유망 사업을 스핀오프 시켜 창업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신규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략적 협업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술 활용해 기술창업 생태계 키운다"
공공기술을 활용한 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기존의 역할은 변함없다. 윤 대표는 "ETRI는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통합무선통신망(LTE), 와이파이(WiFi) 등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창업 생태계를 이끌었다"면서 "누적 기술료 수입은 1조700억원이며, 잠재가치는 12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ETRI 소속 연구원들이 수년간 개발한 기술을 창업기업이 활용하면 연구개발(R&D) 기회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윤 대표는 기술 상용화에 이르는 과정을 백분율을 활용해 설명했다. ETRI가 70%(연구개발)를 발전시키면 스타트업은 나머지 30%(사업화)를 완성해 고속 성장이 가능하다.
윤 대표는 "에트리홀딩스의 포트폴리오는 6~7년만에 코스닥 상장 결실을 보았다"면서 "평균 13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 수젠텍, 신테카바이오, 진시스템, 마인즈랩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오는 2026년까지 IPO 후보 기업은 20개에 달한다. 이중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상장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민간과의 접점을 늘린다면 창업 생태계의 성숙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윤 대표는 기대했다. 그는 "'각자도생'보단 '합종연횡'이 중요한 시대"라며 "각 AC의 훌륭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모델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AC 프로그램 협력이 이뤄지면 '와이콤비네이터' 이상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기술사업화 전주기 투자플랫폼' 구축을 위한 에트리홀딩스의 노력은 이어진다. 윤 대표는 "창업투자, 성장투자, 특허투자를 비롯해 스타트업의 생애주기를 커버하는 펀드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며 "VC 라이선스 취득으로 성장 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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