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스톡워치]데브시스터즈 조길현 대표 내정자, 주가회복 배수진4억 규모 자사주 취득, 조만간 CEO 선임…신작 자신감 엿보여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26 08:16:39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게임사 주가는 대부분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반짝' 호황이 끝난 탓이다. 깜짝 실적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면서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대형사까지 펀더멘털이 흔들렸다.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는 뜸해졌다. 하지만 추락하는 주가를 지켜만 보는 기업은 없다. 더벨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게임사들이 주가 반등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 내정자가 주가회복을 위한 배수진을 쳤다. 아직 정식 대표로 선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재를 출연해 자사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수년째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올해 주가 향배를 좌우할 신작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1988년생 조길현 대표 내정자, 4억원 자사주 매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내정자는 지난 20일 데브시스터즈 보통주 8131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4만7268원이었다. 4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다. 보유 지분은 0.11%에서 0.17%로 소폭 커졌다. 조 내정자가 임원으로 올라선 이후 장내매수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내정자는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데브시스터즈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할 인물이다. 1988년생으로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2012년 데브시스터즈에 합류했다. 대표적인 업적은 데브시스터즈를 단숨에 중견 게임사로 발돋움시킨 인기 모바일게임 <쿠키런:킹덤>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겉보기엔 큰 의미가 아닐 수 있다. 요즘처럼 증시가 침울한 분위기를 보일 때엔 경영진의 장내매수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는 편이다. 자사주 취득 금액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조 내정자가 아직 1988년생 비등기이사 신분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비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임원 보수를 받게 됐다. 지난해 데브시스터즈가 비등기이사 7인에게 지급한 보수는 도합 13억7500만원였다. 인당 평균 금액은 1억9600만원씩이다. 조 내정자가 다른 비등기이사보다 보수를 더 받았다고 가정해도 조 내정자 입장에서 자사주 취득에 투입한 4억원은 분명 작지 않은 금액이다.
◇신작 3종에 명운 달려…고정비 부담 상쇄 관건
조 내정자는 향후 데브시스터즈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르게 말하면 올해 데브시스터즈 명운을 결정할 신작 게임 3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이야기다. 모두 대표작인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만든 모바일게임들이다. 지난 15일 <쿠키런:마녀의성>을 출시하며 첫 포문을 열었다.
신작이 흥행하면 데브시스터즈의 고민거리인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공산이 크다. 현재 데브시스터즈 적자의 주요 원인은 고정비 부담이다. 매출은 감소하는데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는 줄지 않으면서 적자가 커진 것이다. 만약 신작이 흥행만 한다면 매출이 커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상쇄되고 적자 폭을 빠르게 축소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을 전성기였던 2021년과 견줘보면 매출(연결)은 3693억원에서 1611억원으로 56.5%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는 813억원에서 852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40.7%로 커졌다. 영업이익률이 15.3%에서 -29.7%로 곤두박질친 배경이다.
주가 추이도 비교하면 2021년 하반기 주가는 최고 19만원대까지 찍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4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21년 말에는 무려 36.5%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37.5%까지 떨어졌다. ROE는 평균 10%가 넘으면 우수한 것으로 판단한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조 내정자의 지속적인 자사주 취득 여부다. 등기이사에 오르면 보수가 한층 커진다. 지난해 데브시스터즈 등기이사 6인이 받은 보수는 인당 평균 4억2000만원이었다. 김종흔 공동대표는 6억6700만원을, 이지훈 공동대표는 12억5100만원을 받았다. 두 공동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는 무보수로 경영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이번 조길현 내정자의 자사주 취득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면서 "올해 흑자 전환을 넘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이익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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