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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IB]포스코그룹 관전모드 '끝'…IB들 물밑작업 시작되나'대기업 유일' 연초 발행 안해…장인화 회장 취임후 조달 기류변화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02 14:58:05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대기업들은 공모채 조달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4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터라 채권시장 발행환경에 변수가 많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총선을 기점으로 부동산PF 불확실성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저마다 조달계획을 일찍이 앞당겨 선제적으로 발행시장을 찾기 바빴다.

하지만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룹사가 있다. 바로 포스코그룹. 연초 유일하게 '관전 모드'로 일관하며 발행시기를 늦춰온 만큼 IB들도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장인화 포스코홀딩스의 회장의 취임이 확정되며 리더십 공백이 사라졌다. 대규모 회사채, 유상증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지주회장 공백, 연초 나홀로 '관전모드'였던 포스코그룹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요 채권 발행그룹들은 올들어 적극적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연초부터 누적 발행량 기준으로 상위 10개 그룹이 조달한 금액은 16조8280억원에 달한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면서 그룹사마다 활발한 발행 기조를 보였다.

상위 10위 그룹 리스트에는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신한금융, 한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KB금융그룹, 한국전력공사, HD현대그룹, CJ그룹 등이 이름을 올렸다. SK그룹과 LG그룹 모두 3조5000억원이 넘는 조달을 완료하고, 10위권 내 그룹사들 모두 1조원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출처=더벨플러스

그런데 예년과 달리 포스코그룹은 리스트에서 빠졌다. 최대 이슈어(Issuer)로 분류되던 그룹사인 만큼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작년에만 해도 2조4800억원를 조달하며 그룹별 순위 8위에 올랐던 이슈어 그룹이다. 1~3월에만 1조3250억원 가량 회사채를 조달하며 발행그룹 순위 4위를 거머쥐었다.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삼척블루파워,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순차적으로 시장을 찾았다.

그러나 올초 포스코그룹 내 조달 전략 기류 자체가 달라졌다. 계열사 중 유일하게 포스코이앤씨만 공모채 시장을 찾아 1550억원 어치 회사채 발행(3월 8일)을 완료했을 뿐이다. 작년 공모채 시장을 3번이나 두드렸던 포스코퓨처엠도 올해는 뜸하다.

포스코그룹이 연초 발행시장에서 '관전 모드'였던 것은 차기 회장 교체와 맞물려있던 영향이 컸다. 지난 6년간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온 최정우 회장이 지난 18일 퇴임했다. 연초부터 후임자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만큼 리더 공백에 재무 결정도 올스톱 상태였던 셈이다.

리더십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조달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1일 주주총회에서 장인화 회장이 최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그룹의 키를 새롭게 쥐게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자금 수요가 많은데도 아직 자본시장을 찾지 않은 고객사라 IB업계 전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열사들마다 투자와 조달 등 중요 의사결정을 모두 미뤄뒀던 상황이라 본격적으로 조달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승인만 기다리는 계열사들, 투자계획만 '14조'

계열사마다 조달 니즈는 많은 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실행 중인 투자 프로젝트 총 14조원 중에서 현재 6조7309억원만이 집행된 상태다. 절반 넘게 미집행 상태다.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의 경우 제철소의 원료 야드의 전면 밀폐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9021억원이 투입된 상태다. 향후 2조원이 넘는 투자재원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양극재 생산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만 해도 1조원이 넘는 설비투자 계획을 구축해둔 상태다. 100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와 계획된 설비투자용 자금을 차질없이 마련하려면 회사채 조달은 물론이고 유상증자도 시급하다.

무역 부문인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투자계획을 대폭 늘려 놓은 상태다. 작년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뒤로 향후 투자재원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올해 목표 투액은 1조원이 넘으며 내년에도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에너지사업에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재원 마련이 시급하지만 차입금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철강업황이 악화되고 신산업인 이차전지 소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수도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총선 이후 뜸할텐데IB들 포스코그룹 공략할까

주요 하우스들의 포스코그룹을 둘러싼 커버리지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총선 이후 조달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1분기 선제적으로 조달을 완료한 상태인 데다가 하반기 금리인하 이벤트가 예견돼 있는 만큼 발행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어서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IB들이 잡아야할 고객으로 부상한 셈이다. 포스코그룹의 최대 파트너 지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여온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NH증권은 포스코그룹이 발행한 물량의 20%인 4860억원을 인수해 인수 실적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KB증권이며 3, 4위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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