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형 SK㈜ CFO "왓슨 지분 매각 검토" 그룹별 투자 규모·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
정명섭 기자공개 2024-03-29 08:04:4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의 올해 화두는 '디베스트먼트(주식 매각·투자 회수)'다. 투자-밸류업-엑시트라는 선순환을 입증하려면 그간 투자해온 자산을 적기에 매각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 가운데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성형 사장(사진)은 매각 후보군으로 거론된 일부 자산들을 매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이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올해 중국 왓슨과 SK바이오팜 등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왓슨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다만 SK바이오팜은 시장에서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CFO가 왓슨의 지분 매각 검토를 공식 시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왓슨은 SK㈜가 2019~2020년 두 차례에 걸쳐 3833억원을 투자(지분 29%)한 중국 동박업체다.
매각 검토 소식이 처음 나온 건 작년 8월 말경이다. SK㈜가 투자한 이후 왓슨의 기업가치는 커졌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고 미국발 중국 배터리·소재 기업 규제가 강화하면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 64.2%를 보유하고 있는 신약 개발 기업이다. SK㈜는 2021년에 SK바이오팜 주식 850만주(11%)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1조1000억원을 조달한 적이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에 자금을 투자하려는 목적이었다. 대주주로서 지위와 역할에 변동이 없는 선에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건 SK그룹의 대표적인 조달 전략이다.
다만 이 CFO가 시장에서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고 발언한 건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부임 후 자산 매각설이 난무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의장은 올 초 부임 이후 그룹별 투자 규모와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중복 투자, 비주력 자산 등이 정리 대상이다.
이후 SK동남아투자법인과 SK스페셜티(특수가스), SK넥실리스(동박), 11번가(온라인 쇼핑몰) 등 여러 투자자산이 매물로 거론됐다. 그러나 SK스페셜티의 경우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 고위 관계자는 최근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SK㈜ 주총을 진행한 장동현 부회장도 이날 주주들에게 "그룹사별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는 건 맞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자산 매각 등의) 내용들은 실제보다 더 과장됐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2021년에 발표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리뷰와 후속 매니지먼트 프로세스는 오는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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