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재건 보고서]임영록 경영전략실장, 이마트부문에 한정한 '겸직'①혁신 인사로 이뤄진 '강력한 리더십', 오프라인 채널 '부활 전략'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05 07:35:27
[편집자주]
1993년 창동점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선도하며 성장의 역사를 써온 이마트가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 이를 타개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혁신 인사를 앞서 단행했다. 이마트의 재건을 위한 신세계그룹의 전략과 이에 따른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2024년 인사는 크게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먼저 2023년 9월 ‘2024년 정기인사’에서 주력 계열사 신세계·이마트의 대표를 교체했다. 이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수장이 바뀌었다. 최종적으로 오너 2세인 정용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이러한 과정 속에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부문 내 계열사 임원의 겸직이 늘어났다. 올해 이마트 신임 대표인 한채양 부사장에게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대표까지 겸직시키고 세 개 계열사의 상품본부장도 황운기 전무로 일원화해 ‘바잉파워’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구조를 짰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된 임영록 사장이 이전이 달리 신세계가 아닌 이마트부문 계열사에 한해서만 겸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 회장-임 사장-한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 이마트를 재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vs 신세계, 이사회 차이 발생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마트는 이전과 같은 이사회를 구성했다. 기존 이사회가 이마트 대표, 지원본부장과 신세계그룹 전략실장으로 사내이사 3명을 구성한 것과 같은 형태다. 임원 변동이 생기면서 사내이사 3명을 신규 선임했지만 이들이 맡는 직책은 동일하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대표인 한 부사장, 지원본부장인 전상진 전무와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옛 전략실)을 이끄는 임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임 사장은 이전과 달리 주력 신세계의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크게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을 중심으로 계열사가 포진해 있는 양상이다. 오너 2세 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마트와 종속기업을 ‘이마트부문’, 정유경 총괄사장이 최대주주인 신세계와 종속기업을 ‘백화점부문’으로 묶어 관리한다.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을 연결시키는 지주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총수인 이명희 총괄회장과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그룹을 형성해내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컨트롤타워 수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이사회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두 부문을 연결시킨다.
그러나 이번 신세계 이사회에 경영전략실장인 임 사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박주형 신임 대표 부사장, 홍승오 재무관리본부장으로 사내이사를 채웠다. 그리고 임 사장이 이름을 올려야 하는 사내이사에는 그를 대신해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이 등재됐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임 사장은 경영전략실장에 이어 이마트부문의 부동산 투자·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이마트 사내이사 등 과다 겸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세계 이사회까지 합류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 대표가 이사회에 활동하거나 대표를 맡고 있는 계열사를 보면 모두 이마트부문에 속해 있는 곳들이다. 그만큼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이마트의 재건을 위해서 사장급 임원을 투입시키고 전반 사업전략을 재수립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과 부동산의 결합 '다시 오프라인'
신세계그룹과 이마트부문의 대표 배치 현황을 보면 유통채널과 부동산 개발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임 사장은 전략실장 전임자와 같은 신세계프라퍼티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권혁구 전 사장에게 ‘이마트’가 있다면 임 사장에게는 ‘스타필드’가 주요 성과다.
임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게 최종 학력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1997년 신세계건설 S.C 개발영업팀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개발팀, 개발기획팀, 개발담당을 거친 후 2011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로 이동했다. 이때에도 개발을 담당하면서 이마트·스타필드 등의 점포 개발에 힘을 실었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몸을 담은 건 2015년부터다.
임 사장이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과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으면서 전체 부동산 개발 전략을 꾸린다면 한 부사장은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통합 대표로서 점포 내 콘텐츠를 구성하는 임원으로서 자리한다.
한 부사장은 올해 사업전략으로 상품과 가격 경쟁력 확보, 저비용 구조 확립, 점포의 외형성장과 재개·기존점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에서 관리 업무에 집중해온 만큼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내실을 기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 진용을 새롭게 구축했다"며 "임 사장은 새로운 유통 포맷인 스타필드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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