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스타트업 돋보기]"리하베스트, 인니 맥주 '빈땅'과 대체식품 저변 확대"②민명준 대표 "푸드 업사이클링 기술 수출 목표"…해외 진출 다각화, 캐나다·일본 물망
이영아 기자공개 2024-04-09 07:56:41
[편집자주]
전세계적으로 폭염, 한파, 가뭄 등 이상 현상이 빈발하면서 인류는 '기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배출 절감 등 기후 변화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글로벌 자본이 몰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대부분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않은 초기기업이라 벤처캐피탈(VC)의 투자 비중이 높다. 글로벌 전체 투자 시장의 12% 비중을 차지한다. 더벨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사업 현황, 자금조달 이슈, 미래 청사진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4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맥주회사 '빈땅'과 협업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연구실 공장(Lab scale·랩스케일)을 운영할 것이다. 캐나다와 일본 진출도 동시에 진행한다.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대체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목표다."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사진)는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하베스트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하베스트는 푸드 업사이클링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다. 맥주·식혜·홍삼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에 주목했다. 위생적인 가공 과정을 거쳐 원재료(밀가루)를 대체하고 있다.
원재료 생산을 넘어 식품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빵과 쿠키, 셰이크를 비롯한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사이클링 원료 기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올해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 현지 업체와 협력해 원재료 및 상품 개발에 적극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F&B 산업 문제 해결, 친환경 가치 주목
민 대표는 미국 페퍼다인 대학교(Pepperdine University)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서울대학교 글로벌 경영전문대학원(MBA)을 거쳐 암젠(Amgen), IMT 캐피털, 삼일회계법인(PWC) 등을 두루 거쳤다. 식품 회사의 컨설팅을 돕던 중 식품을 제조하고 남은 부산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민 대표는 "원가절감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한쪽에서 비용통제를 통해 수십억원을 아끼지만, 다른 한쪽에선 수십억원을 낭비하고 있었다"면서 "낭비되는 비용의 대부분은 식품 부산물 처리에 사용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버려지기 아까운 식품 부산물 처리를 처음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창업의 꿈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일에만 몰두하던 중 초기 대장암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민 대표는 치료를 하면서 '진짜 행복한 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간에게도, 지구에도 건강한 제품을 만들어 사회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이 피어났다.
민 대표는 "식음료(F&B) 산업을 좋아하는지라 한창 미국에서 일할 때 '오코여미', '쇼쿠닌', '쇼부'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창업을 했다"면서 "F&B 산업이 식품 부산물과 음식물 쓰레기 문제로 시끄러운데, 식품 자원의 마지막 단계가 폐기가 아닌 순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2019년 리하베스트를 창업한 뒤 곧바로 '에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식혜 공장, 맥주 공장 등 부산물 회수가 가능한 업체를 찾아 발로 뛰었다. 이후 세척-탈수-건조-분쇄로 이뤄진 부산물 원료화 기술을 개발하고 공정을 만들었다. 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건조하면서도 영양소는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게 리하베스트의 특허 기술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리너지 가루'이다. 밀가루 대비 식이섬유는 약 20배 이상, 단백질은 2.4배 이상 함유했다. 식품 기업이 리너지 가루를 1kg 활용하면 탄소 배출량 11kg, 물 사용량 3.7톤, 식품 부산물 3kg 저감이 가능하다.
◇"글로벌 진출 활발, 혁신 사례로 남고파"
리하베스트는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간편대체식품(CMR)도 활발히 출시 중이다. 대표적인 협력사는 오비맥주이다. 양 사는 '리너지바'와 '리너지 그레놀라'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출시했다. 지난해 말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식품 '타코 쫀드기 프라이즈'를 선보였다.
올해 상품 라인업 다각화에 나선다. 유명 대기업과 협업해 단백질 음료를 비롯해 상품 라인업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민 대표는 "푸드 업사이클링 기조를 유지하며 대체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목표"라며 "부산물 원료 발굴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베이커리 상품 라인업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과제는 글로벌 진출이다. 공략 시장은 인도네시아, 일본, 캐나다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1위 맥주 업체인 '빈땅'과 협업한다. 맥주박 기반 원료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회사, 유통회사, 식품회사 6곳과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민 대표는 "일본 유명 베이커리, 캐나다 알버타주 투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푸드 업사이클링 기술 솔루션을 수출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드 업사이클링 혁신이 지속되는 데 기여하는 '좋은 사례'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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