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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리)'고 싶다]'극초저가' 신선식품 전략, 지속성은 물음표③1000억 지원 공격적 투자, 물류센터 경쟁력 확보 관건

홍다원 기자공개 2024-04-16 07:28:24

[편집자주]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테무, 쉬인 등 중국의 E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를 해소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과정에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고 시장 성장세가 빠른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았다. 노하우를 쌓아 유럽 등 글로벌 지역으로 나아갈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벨은 국내 E커머스 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는 C커머스 업체 중 대표격인 알리의 사업 현황과, 주요 이슈,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신선식품에도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규모가 크고 반복 구매율이 높은 신선식품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국내 셀러 입점·판매 수수료 무료부터 '1000원 딸기' 까지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는 일단 알리의 공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플랫폼인 만큼 식품 판매에서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고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알리가 마케팅과 셀러 확보에 집중하는 단계기 때문에 수익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베뉴' 확대 위해 입점·판매수수료 '제로(0)'

알리는 2023년 10월 홈페이지 및 앱 내에서 국내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는 'K-venue(케이베뉴)'를 론칭했다. 케이베뉴는 국내 제품을 국내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국내 소비자 특화 판매 코너다.

그간 생활용품 등이 판매됐다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과일·채소·수산물·육류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픈마켓 형식으로 알리에 입점한 국내 중소 셀러 등이 주문을 받고 국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보내는 방식이다.

알리는 케이베뉴에 한국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입점·판매수수료 '제로(0)' 혜택을 내걸었다. 최근 해당 혜택을 오는 6월까지 3개월 간 추가로 연장했다. 국내 중소 셀러 입장에선 판매 채널이 하나 늘어나고 수수료 등 타격이 없기 때문에 입점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알리익스프레스 1000억 페스타 지하철 광고
또 알리는 신선식품 시장 초기 진출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 케이베뉴 제품 대상으로 1000억원을 투입해 구매율을 높이는 '1000억 페스타' 이벤트를 지속하고 있다. 1000억원의 쇼핑 보조금을 알리가 100% 부담해 소비자 반응이 좋은 상품에 할인을 적용한다. 실제 세일 첫날 계란, 바나나, 망고, 딸기, 한우 등 신선식품을 1000원에 판매했고 10초 만에 전 상품이 매진됐다.

◇"알리바바 물류센터 투자 규모 위협적이지 않아"

반면 쿠팡·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에서는 알리의 신선식품 진출이 큰 경쟁 상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매출에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먼저 중국산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선식품이야말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알리의 신선식품이 국내 기업 만큼의 신뢰를 얻긴 어렵기 때문이다.

알리 애플리케이션 내 케이베뉴 1000억 페스타 상품
사업 구조도 다르다.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는 알리는 입점 셀러가 직접 배송한다. 아직 알리의 국내 물류센터가 구축되지 않아 배송하는데 1일에서 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물류센터 기반으로 신선식품을 직매입하는 다른 기업들은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배송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냉장·냉동 등 콜드체인 인프라를 확보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알리가 올해 물류센터에 25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당장 경쟁력을 확보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년 간 6조원을 투자한 쿠팡 등에 비해 투자 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선식품 유통보다는 한국과 중국 상품의 글로벌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발 주자였던 쿠팡이 물류 내재화를 위해 CJ대한통운보다 2배 이상의 시설 투자가 필요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알리바바의 투자 규모는 선두 주자들에게 위협이 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송과 직매입 등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알리는 신선식품에서도 극초저가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극초저가 전략은 한계가 있다. 알리가 오픈마켓 형태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판매 수수료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후 수수료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쿠팡과 컬리 등이 계획된 적자 정책을 펼쳤던 것처럼 알리도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판매자 지원 정책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국내 입점 셀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선식품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강점이 극초저가 전략인 만큼 초기 이벤트성 구매는 있겠지만 고객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알리의 등장이 당장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무료 등 프로모션 지원은 한시적일 것"이라며 "이커머스 업계에서 컨택하는 농가나 중소 셀러 등이 비슷한 가운데 알리가 배송비, 입점 수수료, 최저가 판매 등 정책을 지키면서 신선식품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또 다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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