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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생존모드 전환]면세점 순위 변동, 사업전략 '공격→수비형'으로①해외·신사업 담당 '조직 해체', TR부문의 축소 '면세점보다 호텔'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18 07:31:57

[편집자주]

호텔신라가 신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던 계획을 수정하면서 생존모드로 전략을 전환했다. 신성장 동력을 탑재하기 위한 투자보다 호텔·면세점 등 본업 경쟁력을 제고시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부진 사장을 중심으로 한 대표체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그 산하에서 일어난 조직개편이 항로 변경의 일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략 변경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이에 따라 변경된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지난해와 다른 ‘2024년 사업전략’을 내세웠다. 그동안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TR부문(신라면세점)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전략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존 사업을 유지·강화하는 '수비형'으로 생존모드를 전환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올해 초 조직개편이 진행되면서 신사업을 담당했던 기획팀과 신라면세점의 해외사업을 추진했던 해외사업팀을 해체시켰다. 신사업 추진과 해외 신규 출점에 따른 투자가 실적 부진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은 면세점 지각변동 등이 꼽힌다. 지난해 국내 매출 1위인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입성 실패로 지각 변동이 예고됐지만 오히려 2위 자리가 신라면세점에서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으로 바뀌었다.

◇영업이익 역전현상 'TR부문<호텔&레저부문'

호텔신라의 매출 대부분은 신라면세점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사업인 TR부문과 호텔&레저부문 등의 합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3조5685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TR부문이 전체 매출의 82.9%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TR부문의 성과에 따라 호텔신라의 실적이 좌우되는 결과를 도출한다. 영업이익에서도 호텔&레저부문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TR부문의 수익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2022년에 역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까지만 해도 TR부문의 영업이익은 12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해 호텔&레저부문은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2022년 TR부문과 호텔&레저부문은 각각 21억원, 6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호텔&레저부문의 수익 규모가 TR부문을 넘어선 시기다.


여기에 TR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 물론 영업이익이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3%로 급증하긴 했지만 2021년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하는 방한 중국인의 소비도 감소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국공항 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면서 점포를 신규 출점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황금기'를 재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과거 방한 외국인 관광객 기반의 시내면세점 매출이 실적을 주도했지만 소비경향의 변화로 이를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사라진 기획·해외사업팀 '확장보다 유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사장은 올해 초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4년은 팬데믹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해가 되겠지만 세계 경제와 정치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교한 손익관리로 매출 극대화와 손익구조 개선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사업 추진 등을 주요 키워드로 꼽은 반면 올해는 수익성 강화가 호텔신라의 주요 경영목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의 수정에 따라 기획팀과 해외사업팀이 사실상 해체됐다. 신사업 추진과 해외사업 확장을 주도했던 조직이 각 사업부문으로 나눠졌다.

이러한 조직개편으로 기획팀을 이끌었던 박민 상무는 호텔&레저부문 개발팀장, TR부문 해외사업팀장이었던 조병준 상무는 TR부문 인천공항점장으로 이동했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TR부문의 조직을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말 기준 호텔신라의 TR부문 조직도를 보면 김태호 TR부문장 부사장을 중심으로 MD팀, SCM팀, 안전환경팀, 경영지원팀, 정보보호팀이 산하에 배치됐다. 기존 6개팀이 존재했지만 공사팀, 인사팀이 사라지고 안전환경팀이 추가됐다.

또한 TR부문 영업본부에서도 'International사업부'가 사라졌다. 이를 대신해 서울점·제주점에 이어 인천공항점이 영업본부 조직에 새로 생겼다. 시내면세점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개점한 인천공항점에 힘을 기울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호텔&레저부문은 위탁운영, TR부문은 인천공항점 등에 힘을 싣고 있는 중"으로 "올해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조성해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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