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굵직굵직한 오너경영인 많은 LS, 연봉 수준도 ↑⑦구자열 의장, 전임 회장 예우 눈길…오너에게 '후한' 상여
조은아 기자공개 2024-04-26 07:40:09
[편집자주]
매년 3월 재계 오너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된다. 일반 직장인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치에 자연스럽게 반감이 생기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것도 아니다. 오너경영인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은 물론 그들의 업무 강도나 짊어진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벨이 주요 그룹 오너경영인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은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사촌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 그룹이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일정 주기로 그룹 회장을 돌아가며 맡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그룹 회장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에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일가들도 매우 많은 편이다. ㈜LS, 예스코홀딩스, E1 등 그룹이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데 각 회사를 이끄는 회장들이 상당한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구자열 이사회 의장, 구자은 회장보다 많은 보수 받아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현재 지주사 ㈜LS와 LS엠트론에 적을 두고 있다. ㈜LS에선 사내이사로, LS엠트론에선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재직 중이다. LS엠트론에선 급여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많지 않은 금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S엠트론은 5억원 이상을 받은 이사나 감사를 공개하고 있는데 구 회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LS 한 곳에서 상당한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다. 주요 그룹 회장 중에선 구자은 회장처럼 지주사에서만 연봉을 받는 인물들이 여럿 있다. LG그룹이나 GS그룹, LS그룹이 대표적인데 모두 LG그룹을 뿌리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 회장은 2022년 회장으로 취임해 이때부터 ㈜LS에서 연봉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전년 실적에 따라 주는 상여는 받지 못했고 급여만 26억원을 받았다. 이듬해인 2023년 급여는 27억원대로 소폭 인상됐다. 전년 실적이 좋았던 많큼 상여 역시 24억원으로 급여만큼 받았다.
LS그룹에서 눈에 띄는 건 전임 회장에 대한 예우다.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은 회장 재직 시절 ㈜LS 이사회 의장도 겸직했는데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보수 역시 받고 있다. 금액을 살펴보면 현직 회장일 때보다 많으며 현 회장인 구자은 회장보다도 많다. 지난해 구자은 회장이 급여와 상여를 더해 52억원을 받았는데 구자열 의장은 56억원을 받았다.
둘의 차이는 상여에서 나왔다. 급여는 둘이 27억2500만원으로 완전히 같았으나 상여는 구자열 의장이 17%가량 더 많이 받았다. 회사 성과에 대한 기여도가 현직 회장보다 높게 평가된 셈이다.
◇㈜LS, 오너 2명에게 100억원 지급
이는 LS그룹의 독특한 승계 구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LS그룹은 가족간 합의 아래 정해진 기간 회장을 맡다가 내려온다. 고 구자홍 회장, 구자열 의장이 각각 9년간 차례로 LS그룹의 회장을 맡았고 2022년 구자은 회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나이가 많아 경영 일선을 지키기 어렵거나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물러나는 게 아닌 만큼 내려온 뒤에도 전임 회장에 대한 예우는 물론 보상 역시 충분히 주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오너경영인들의 상여는 전문경영인들보다 훨씬 많았다. 규정상 급여의 0~300% 사이에서 상여를 지급할 수 있는데 구자열 의장과 구 회장의 상여가 급여와 거의 비슷했던 반면 전문경영인인 명노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상여는 급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LS는 다른 지주사들과 비교해 오너 일가의 연봉으로 쓰는 돈이 많은 편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두 사람에게 1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지급했다. ㈜LG에선 구광모 회장만, SK㈜에선 최태원 회장만 연봉을 받고 있다. ㈜GS에서 허창수 전 회장이 급여를 받고있지만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회장 시절보다는 훨씬 적다.
과거 구자열 의장이 회장이던 시절에도 구 의장 외에 전문경영인 1~2명만 상위 연봉 공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연봉 규모는 구 의장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다른 오너일가 살펴보니
LS그룹에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2~3세만 10명이 넘는다. ㈜LS와 함께 그룹의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는 E1과 예스코홀딩스에도 오너경영인들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1은 구자용 회장이 2005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구 회장 역시 구자열 의장, 구자은 회장과 같은 2세 경영인이다. 그 역시 구 회장이나 구 의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을 받고 있다.
구자용 회장은 E1 한 곳에만 지난해 60억원을 받았다. 2013년 연봉 공개 이후 가장 많이 받았던 해는 2020년으로 79억원, 가장 적게 받았던 해는 2014년으로 29억원이었다. 연봉 공개가 시작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급여는 꾸준히 올랐으며 상여는 11억원에서 56억원 사이를 오가는 등 변동 폭이 컸다.
예스코홀딩스에선 3세인 구본혁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구본혁 사장은 고 구자명 전 LS엠앤엠(옛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이다.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LS그룹 3세 경영인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대표이사 역시 가장 먼저 달았다.
구 사장이 예스코홀딩스 연봉공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21년부터다. 당시 급여 8억원과 상여 2억원을 더해 모두 10억원을 받았다. 3세인 만큼 2세들과 비교하면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급여와 상여 모두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는 급여와 상여를 더해 17억원을 받았다. 2년 사이 70%에 이르는 상승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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