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인적분할 나선 서진시스템, 신설법인에 ESS사업 배정존속법인 EV·반도체 담당, 경영효율·주주가치 제고 차원
조영갑 기자공개 2024-05-08 18:02:0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소재 기반 종합 제조 플랫폼 '서진시스템'이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집단의 위용을 키우고,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한다. 최근 상장사들이 유망 사업을 물적분할해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 달리 서진시스템은 인적분할을 택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업집단이 확장기에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의 훼손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존속법인 '서진시스템'과 신설법인 '서진에너지시스템'으로 인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신설법인 서진에너지시스템은 확장 일로에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부문을 도맡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존속법인 서진시스템은 사업 규모가 가장 큰 ESS 대신 신규 투자가 몰리고 있는 반도체, 전기차 차체 제조 등의 사업을 도맡는다.
기존 서진시스템의 주주들은 분할 신주 배정기준일의 지분율에 비례하여 신설법인 주식을 배정받는다. 배정 기준일은 오는 10월 31일이다. 분할 비율은 분할존속법인 0.84927356, 분할신설법인 0.15072644이다.
서진시스템은 최근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CB(전환사채) 1769만6250주 물량을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 상에 변화가 생겼다. 보통주 전환으로 서진시스템의 초기 투자를 견인했던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전동규 대표에 이어 2대주주(약 30%)에 올라선다. 서진시스템은 CB 보통주 전환을 결정하면서 전 대표 혹은 회사가 지정하는 자가 1063만8293주의 물량을 주당 3만2000원에 매수하는 풋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체결했다. 대규모 매물 출회에 따른 충격파를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당분간 SI(전략적 투자자)와 서진시스템의 동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서진시스템은 SI들과 협의를 거쳐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ESS 관련 사업을 분할하고, 존속회사에는 반도체·EV 제조 사업 등을 배치해 기업집단 전반의 가치를 키우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 방식이 아닌 인적분할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기업집단의 캐시카우를 육성하기 위해 기존 사업부문에서 물적분할을 단행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과 달리 서진시스템은 사업부문을 안배하고, 주주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인적분할 방식은 분할비율에 따라 지분구성의 변동이 오기는 하지만, 분할 양사의 주주가치를 비교적 온전히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진시스템의 경우 대주주가 여전히 건재하고, 경영승계 이슈가 없다는 점에서 지주사 전환을 노린 분할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자사주 비중 역시 극히 낮다.
서진시스템과 서진에너지시스템은 각각 특화된 사업을 배정, 전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신설법인인 서진에너지시스템은 ESS 부문의 캐파를 지속 확장해 가면서 글로벌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포부다.
ESS 사업부문은 2021년 글로벌 에너지 선두기업인 '플루언스에너지' 공급(엔드유저 기준)을 시작으로 수주를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포윈에너지도 최근 주요 엔드유저 고객사로 부상했다. ESS 사업의 매출액은 2021년 1300억원 대에서 지난해 2700억원 대로 2배 이상 커졌다. 올 1분기 기준으로만 4500억원 가량의 신규 주문을 이미 수주한 상황이다. 단일 법인으로서 확장세가 예상된다.
분할 존속법인 서진시스템은 EV와 배터리 부품, 반도체 장비, 통신장비, 데이터센터 사업부문 등 회사의 업사이드를 보탠다. 서진시스템은 현재 완성차 고객사에 배터리팩 하우징, 엔드플레이트 등 EV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설비 투자를 완료하고, 초대형 다이캐스팅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추가 부지(10만㎡)를 확보하고, 9200톤(t) 급 설비를 3분기 내 확충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기업향으로도 장비 및 부품 공급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는 "이번 분할은 신설법인과 존속법인 양사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혼재되어 있는 사업 영역을 구분해 각 사업부문별로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음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의 지분가치를 모두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30일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며 서진시스템의 2대 주주가 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서진시스템의 기존 핵심사업과 신설법인이 영위할 ESS사업 양쪽이 모두 중장기적으로 뚜렷한 성장궤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며 투자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진수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부대표는 "글로벌 EMS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서진시스템이 분할 이후에도 각 사업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유지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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