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투자 덕본 서진시스템, 대형화 '선전' 모바일 사업부문 중단, 발전향 ESS 캐파 키워…중대형 밸류체인 안착
조영갑 기자공개 2024-02-13 14:08:5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금형 제품, 모바일·ESS(에너지저장장치) 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서진시스템'이 지난해 글로벌 대체에너지 투자 확대의 흐름을 타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수년 전부터 베트남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소형(모바일) 제품에서 대형(컨테이너, ESS)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덕분이다. 지난해 글로벌 ESS 메이커들의 대형 수주를 잇따라 따내면서 매출 포트폴리오를 대형 제품으로 안착시켜가고 있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777억원, 영업이익 573억원을 기록(잠정실적)했다. 이는 2022년 매출액 7359억원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22년 597억원 대비 4.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022년 16억원에서 -1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서진시스템은 공시를 통해 "환율의 영향에 따른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의 증가"를 사유로 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4분기 매출이다. 서진시스템은 상반기 고객사들의 PO(구매주문)이 쇄도하면서 올 하반기 고객사 인도를 완료, 4분기에 관련 매출을 대거 산입했다. 서진시스템은 4분기 매출액 2580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대형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히면서 4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이전 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온기 기준 7.3%의 이익률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만 16.3%를 기록하면서 4분기 영업이 회사의 지난해 채산성을 견인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서진시스템이 수년 간 진행한 매출 포트폴리오 '시프트(축 이동)'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서진시스템은 통신장비 부품과 모바일 부문의 두 축을 통해 성장을 구가했다. 특히 모바일 사업부문의 경우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에 휴대폰, 태블릿 메탈 케이스를 임가공, 조립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다.
다만 고객사에서 금형 방식을 개선하고,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도입, 홀 케이스 수급망에 변화를 주면서 서진시스템의 모바일 사업 부문 역시 내림세를 겪었다. 2020년 477억원에 이르던 모바일 관련 매출액(15%)은 2021년 9.7%, 2022년 6%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매출 항목에서 아예 사라져 버렸다. 실제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모바일 사업 부문을 중단영업으로 처리하고, 사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아직 감사 전이라 구체적인 항목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서진시스템이 통상 300~400억원 대의 순이익을 올리던 것을 고려하면 중단한 모바일 부문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순이익 계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출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치솟은 것도 외환차손으로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긍정적인 것은 모바일의 공백을 ESS 등 대형제품으로 적절하게 메웠다는 점이다. 서진시스템은 2021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 시장에 맞불을 놓기 위해 대규모 관련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HMM, 에이스엔지니어링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사업장에 100만평 수준의 생산라인을 확보했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물동량이 제한되자 이를 대형 ESS 생산 등으로 전용했다. EV 배터리 관련 투자도 당시부터 속도가 붙었다.
특히 지난해 유럽, 북미 등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대체에너지 투자를 확대한 것이 서진시스템의 전략 전환과 맞물려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서진시스템은 에이스엔지니어링을 1차 납품처로 하는 ESS 대형 PO를 잇따라 따내면서 수주잔고를 쌓았다. 8월 550억원 물량에 이어 9월 약 1300억원, 12월 400억원 등이다. 엔드유저는 글로벌 ESS 메이커인 플루언스에너지(Fluence Energy)와 포윈에너지(Powin Energy) 등이다.
해당 엔드유저들이 북미, 유럽 각국의 대체에너지 투자 흐름을 타고 공급을 늘리면서 이 물량을 서진시스템이 그대로 흡수한 모양새다. 플루언스에너지는 지멘스와 미국 AES의 합작법인인데 글로벌 태양광, 풍력 발전소 ESS 물량을 흡수하면서 캐파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의 EV ESS 주요 거래처인 포윈에너지가 서진시스템의 새 엔드유저로 가세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대형에서 중형 스토리지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삼성SDI를 통해서도 671억원의 EV 배터리 부품 매출을 올렸다.
서진시스템 측은 "플루언스에너지 등은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리고 있는데 해당 프로젝트가 확대일로에 있기 때문에 관련 PO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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