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Red & Blue]톱티어 VC LB인베, UAE 10억달러 업고 주가 ‘훨훨’합작 투자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 지속…증권사 "포트폴리오 주목할 필요"

유정화 기자공개 2024-05-10 14:53:3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가 이틀째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8일 장이 열리기 전 아랍에미리트(UAE)와 합작 투자에 나선다는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로 반영된 것입니다.

이날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전일 보다 29.91% 증가한 721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70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 7일 이후 11개월 만인데요. 주가가 또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이전 최고 주가(8900원)을 넘어 9370원을 기록하게 됩니다.

투심을 끌어올린 건 UAE가 기관투자자(LP) 자금을 유치해 최소 10억달러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UAE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빈 방문 당시 한국과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300억달러(약 40조원)를 한국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벤처펀드 조성도 이 계획의 일환이죠.

상장 2년차 LB인베스트먼트가 상한가로 장을 마감한 건 이번이 3번째입니다. 지난해 3월 29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몰린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줄곧 내리막을 향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4000원선에서 주가가 횡보했습니다.

국내 VC 주가가 상한가를 치는 경우는 드뭅니다. 더구나 이틀간 상한가를 유지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죠. 그간 LB인베스트먼트 주가를 보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호재가 있을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했는데요. 약 10억달러(1조3700억원)란 큰 자금이 걸린 호재다 보니 상승 여력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펀드 규모는 더 작지만 SV인베스트먼트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5일 SV인베스트먼트가 인도네시아 VC 이스트벤처스와 1억달러(1370억원) 규모 동남아 역외펀드 조성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전날 대비 29.87% 오른 2235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만 며칠간 거래일 기준 10일 만에 상한가 이전 주가로 돌아갔습니다.




◇Industry & Event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톱티어 벤처캐피탈로 꼽힙니다. 운용자산(AUM)은 1조2430억원에 달하죠. 업계에선 유니콘 제조기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이브, 펄어비스, 직방 등 1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며 붙은 별명입니다.

그간 실적이나,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호재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성공적인 회수 성과로 영업이익, 성과보수, 관리보수 등 모든 지표를 개선했지만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을 살펴 보면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은 276억원으로 2022년(185억원)보다 49.1%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5억원, 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억원(79.9%), 25억원(64.1%) 증가했습니다.

호실적은 양호한 엑시트 성적 덕분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회수한 금액은 2120억원으로 원금의 2배 수준입니다. △눔 △툴젠 △펄어비스 △모비릭스 △바디프랜드 등 포트폴리오는 기준수익률(IRR) 8%를 넘겼습니다. 지난해 LB인베스트먼트가 거둔 성과보수는 105억원으로, 전년 47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도 상장하면서 엑시트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먹는 비만약'으로 화제를 모은 디앤디파마텍은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입니다.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요.

디앤디파마텍은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3만3000원)보다 64%가량 오른 5만39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15시 30분 기준 3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LB기술금융 펀드1호'를 통해 2.66%의 지분을 보유한 만큼, 락업이 풀리는 순간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LB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4월에 나온 것이 마지막입니다. 김규상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2일 ‘안정적인 톱티어 벤처캐피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내용은 긍정적이었습니다.

김 연구원은 “LB인베스트먼트는 10년 연속 성과보수를 창출하며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왔으며, 최근 5년 간 평균 연간 성과보수는 107억원이었다”며 “현재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올해는 최근 평균치인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보고서에서 밝혔죠.

이어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로 높은 실적 성장을 이어갈 전망으로 저PBR에서 거래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에 함께 제시된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은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리브스메드 △스탠다드에너지 △뮤직카우 △페리지항공우주 △엘리스 등이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모두 최초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 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가령 2019년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을 당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가치는 700억원 수준이었는데요. 현재 시장에선 약 1조원 이상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외에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복강경 수술 기구 개발 기업 리브스메드는 최초 투자 받을 당시 3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현재 약 7900억원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업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약 3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처음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350억원)의 8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Keyman & Comments

LB인베스트먼트의 키맨은 바로 박기호 대표(사진)입니다. 2003년 LB인베스트에 투자 파트너로 합류한 박 대표는 회사를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한 인물입니다. 하이브, 펄어비스 등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낸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죠.

박 대표는 이번 주가 반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취재를 통해 알게 된 박 대표의 개인 번호를 통해 연락을 해봤습니다만, 연락이 닿질 않았습니다. 박 대표는 현재 '중동판 다보스'로 불리는 AIM 참석차 UAE 아부다비에 머물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개회식에선 글로벌 리더 토론에서 국내 VC 최초로 참여했습니다. AIM 스타트업 및 유니콘 트랙에서 박 대표는 ‘유니콘에서 데카콘, 헥타콘으로 가는 길' 주제로 열린 담화에 참여해, 글로벌 인사들과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포트폴리오의 호재를 통해 주가 반등 모멘텀을 만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 대표는 "주목받는 테마에 유망한 많은 기업들이 LB인베스트먼트에 있다"면서 "이들이 알려질 수록 회사의 가치가 올라갈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