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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대한유화 계열사도 친족경영, 경영수업 중일까②1990년대생 오너 경영인 계열사 사내이사로 활동 중, 개인회사에도 '눈길'

김위수 기자공개 2024-05-13 10:47:38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유화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인은 오너 2세다. 개성상인 출신인 고 이정림 명예회장이 1990년 작고한 이후 동생인 이정호 명예회장이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부터 이정호 명예회장의 4남인 이순규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17여년간 대한유화 지배구조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

1959년생인 이 회장은 대한유화의 등기임원으로 경영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955년생), 허태수 GS그룹 회장(1957년생) 등 1950년대생 경영인들이 재계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그다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KPIC·에이원상사 사내이사 맡고 있는 이교웅씨

대한유화의 계열사인 KPIC코포레이션(KPIC)과 에이원상사에 1992년생인 이교웅씨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둔 상태다. 항렬자 등을 고려하면 대한유화 오너가 3세로 추정된다. 이 회장의 아들 혹은 조카인 셈인데, 재계에서는 아들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교웅 이사가 두 회사에서 등기임원을 맡기 시작한 시기는 2019년부터다. 대한유화에서는 현재 임원 보직을 맡고 있지 않고 있으며 대한유화의 주식을 가진 친인척들 명단 사이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도 없다. 별도 개인회사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다. 2013년 설립된 에이원상사의 지분 100%가 이 이사의 몫이다.

에이원상사는 대한유화의 최대주주인 KPIC와 같은 주소지에 위치한 기업이다. 에이원상사는 직원이 단 6명에 불과하다. 두 회사는 주소지뿐 아니라 이사회 구성도 겹친다. 에이원상사의 장석산 대표이사와 이교웅 사내이사는 모두 KPIC 이사회에도 속해있다. 무역업을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사실상 하나의 회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KPIC 역시 가족회사다. 이 회장이 89.19%, 이 회장의 배우자인 김미현씨가 7.0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대한유화의 지분 31.01%를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대한유화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서 살펴보면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대한유화와 사업적으로도 밀접하고 지배구조상으로도 중요한 KPIC의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대한유화 지원으로 성장한 비상장 계열사들

KPIC와 에이원상사는 대한유화와 사업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KPIC는 대한유화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고객사에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기준 대한유화에서 1조4587억원 규모의 제품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PIC의 매출은 1조5500억원 수준이었다.

에이원상사는 대한유화가 지분 약 50%를 보유 중인 한주와 거래관계에 있다. 한주는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증기·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이다. 석유화학지원공단이 모태인데, 1987년 대한유화와 금호석유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이 출자하며 민영화됐다.

1967년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 증기, 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석유화학지원공단이 모태다. 1979년부터 정제소금 생산을 시작하면서 한주로 명칭을 바꿨다. 1987년 대한유화와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의 공동 출자로 민영화가 이뤄졌다. 현재 대한유화를 비롯한 16개 기업이 한주의 주주인데, 이중 대한유화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주는 에이원상사로부터 지난해 541억원 규모의 제품을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유연탄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원상사의 매출은 730억원이었다. 에이원상사의 매출 중 74%가 한주에서 발생했다.

향후 이 이사를 후계자로 하는 승계가 이뤄질 경우 가장 큰 과제는 KPIC의 지분을 확보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단 KPIC가 매년 배당을 통해 이 회장 등에게 매년 50억원 안팎의 배당급을 지급하는 반면 에이원상사는 별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확실한 점은 에이원상사가 대한유화 및 계열사의 지원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유화 오너가가 에이원상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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