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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수출입은행, 올해도 캥거루본드 택했다역대 '최대' 규모 10억호주달러 조달…현지 도로공사 프로젝트 금융 지원

이정완 기자공개 2024-05-14 07:59:36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도 캥거루본드(호주달러 표시 채권)을 선택했다. 지난 10년 동안 2021년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캥거루본드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10억호주달러(약 9000억원)를 조달해 단일 회차 기준으로 최대 규모였다.

꾸준히 호주달러를 확보하는 배경으로 수출입은행이 호주에서 대출을 지원하는 건설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GS건설의 호주 빅토리아주 노스이스트링크(North East Link) 터널 공사에 10억호주달러 규모 금융 투자 확약을 제공하고 있다. 공사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라 수출입은행의 호주달러 수요도 이어질 전망이다.

◇호주 시장서 조달규모 지속 확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9일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돌입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7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구성했다. 3년물은 녹색채권으로 발행했다.

최초제시금리(IPG)는 3년물의 경우 호주 스와프금리(SQASW)에 65bp, 5년물은 98bp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는데 수요예측 끝에 3년물은 SQASW+61bp, 5년물은 SQASW+95bp로 정해졌다. 최종 조달액은 3년물 7억호주달러, 5년물 3억호주달러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수년 동안 캥거루본드 조달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20년 5월 등판했을 때는 7억호주달러를 확보했는데 2022년 6억5000만호주달러, 지난해 8억5000만달러를 발행했다. 캥거루본드는 호주 시장을 겨냥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넉넉한 수요가 확인돼 확실한 조달처로 자리잡고 있다.

이달에는 2020년 발행한 5억호주달러 규모 캥거루본드 만기가 다가와 차환 수요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호주달러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2021년 GS건설이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 산하 주무관청으로부터 수주한 노스이스트링크 프로젝트에 차입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NEL 도로공사 프로젝트 그린즈버러 지역 조감도(출처=GS건설)

수출입은행은 GS건설이 2020년 수주 영토를 넓히기 위해 첫 호주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10억호주달러 규모 금융투자확약서(LOC)를 지원했다. 이 공사는 기본 도급액만 2조8000억원을 넘는 대형 공사다. 민관 합작투자사업(PPP)으로 완공 후 운영 수익까지 기대된다. PPP 사업은 선진국형 수주 모델로 국내 건설사가 육성 중인 분야다.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어 저가 수주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2021년 10월 공사에 돌입한 뒤 수출입은행은 GS건설의 최대 외화 조달처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GS건설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빌린 외화 단기차입금은 2231억원, 외화 장기차입금은 4188억원이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 1월까지가 만기였고 장기차입금은 2027년으로 아직 상환까지 여유가 있다.

◇G3통화 외 발행 '활발'…다변화 전략

국내 최대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인 수출입은행은 달러화, 유로화, 엔화 같은 G3 통화 외에 이종통화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2억스위스프랑 외화채를 발행한 데 이어 호주달러 조달을 결정했다.

캥거루본드의 경우 오랜 발행 경험이 쌓인 만큼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택하고 있다. 호주계 투자은행(IB)인 ANZ(호주뉴질랜드은행)과 노무라증권, JP모간으로 주관사단을 꾸렸다.

ANZ와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캥거루본드 발행 때 함께 했다. 노무라증권은 글로벌 캥거루본드 리그테이블 주관 순위 1위를 기록할 만큼 세일즈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JP모간 역시 2022년 캥거루본드 발행에 동참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으로 영국 스털링본드 발행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채권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달 말 런던에서 영국계 기관투자자와 지방정부 등을 만나고 왔다. 호주달러와 파운드 외에도 통화 다변화를 위해 시장 타이밍만 맞는다면 언제든 다양한 통화로 조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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