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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란지교패밀리는 지금]오치영의 후계자, '평사원 신화' 박승애 대표에 쏠린 눈③입사 8년 만에 CEO 승진, '오피스키퍼' 성공 주역…IPO 추진 과제

이상원 기자공개 2024-05-16 07:33:48

[편집자주]

지란지교가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 PC통신 프로그램 '잠들지 않는 시간'을 출시하며 첫 시작을 알렸던 기업으로 어느덧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한 곳이 됐다. 3년 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형 지주사 지란지교소프트, 투자형 지주사 지란지교챌린지스 양대축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도 한창이다. 원대한 목표는 100년 기업으로 안착이다. 지란지교패밀리의 성장 스토리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박승애 대표의 취임은 지란지교소프트의 세대교체를 의미했다. 박 대표는 2012년 영업직 대리로 회사에 합류해 8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에 발맞춰 회사는 젊은 조직으로 변해갔다. 수평적인 분위기로 일반 사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 대표는 이제 창업주 오치영 CDO에 이어 국내 사업부문 경영을 혼자서 총괄하며 확실한 후계자로 자리 잡았다. 3년간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환을 성공시키며 체질 변화를 이끌었다. 국내 대표 SaaS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데 빠질 수 없는 인사가 됐다.

◇뼈속까지 '영업맨', 우수한 성과로 초고속 승진 거듭

지란지교소프트는 2020년 12월 기존 모기업이던 ㈜지란지교와 합병하며 존속법인 ㈜지란지교의 사명을 지란지교소프트로 변경했다. 투자부문 지주사를 지란지교챌린지스가 맡았다면 지란지교소프트는 사업부문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창사 이래 지란그룹에 가장 큰 변화를 준 해에 박 대표가 CEO로 승진했다.

그룹 내부에서조차 박 대표의 승진은 깜짝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보안업계에서 여성 CEO 자체가 흔하지 않은 데다 오너가 아닌 이상 30대 나이에 CEO 자리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8년간 오 CDO로부터 철저하게 성과를 위주로 평가받아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가 올라서면서 지란지교소프트는 홀딩스 부문을 담당하던 이수근 전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박 대표는 사업 부문을 맡아 모든 제품 영업을 총괄했다. 3년을 유지해 왔던 체제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바뀌었다. 이 대표가 물러나면서 박 대표 단독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오 CDO의 공식적인 후계자로서 회사의 모든 업무를 박 대표가 책임지게 됐다.

1981년생인 박 대표는 2020년 취임 당시 불과 만 38세였다. 2006년 건국대학교 경영정보학과를 졸업 후 문화시설 티켓 예매 시스템 제작사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미술관, 박물관 등에 해당 시스템을 판매하는 업무를 맡았다. 판매 이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책임지며 우수한 성과를 내자 더 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직을 결심했다.

그렇게 2012년 지란지교소프트에 영업팀 대리로 자리를 옮긴 박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막 출시된 '오피스키퍼' 영업이었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보유출방지 솔루션으로 당시만 하더라도 대기업을 위한 제품들 위주로 중소기업에 맞춘 제품은 흔하지 않았다. 당시 오피스키퍼 월 매출이 100만원도 안되던 시절이었다.

박 대표는 2015년 B2B사업부 영업마케팅 팀장, 2018년 오피스웨어 사업부 사업부장을 거쳤다. 지난 8년간 영업, 기획, 마케팅 등 일선 업무를 바탁부터 경험해나가며 오피스키퍼를 키워나갔다. 현재는 1만3000개가 넘는 기업이 사용하며 지란지교소프트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말 기준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약 절반을 비중을 차지한다.


◇3년간 SaaS 전환 성공, IPO 추진이란 중책 안아

박 대표는 지란지교소프트 외에 다른 계열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주사에서 지란지교패밀리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아래 지란지교시큐리티와 지란지교데이터가 박 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구조다.

올해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한 것도 3년간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오 CDO는 2020년대 소프트웨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핵심으로 B2B SaaS를 제시했다. 클라우드 전환으로 시작된 SaaS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중책을 안은 박 대표는 오피스키퍼를 클라우드형으로 선보이며 안정적인 SaaS 서비스 확보에 성공했다.

이로써 1만3000개의 고객사 가운데 80%가 클라우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이 SaaS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지만 차츰 이를 받아들이며 시장 분위기는 조성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이제는 대기업을 비롯해 공공기관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박 대표는 지란지교소프트를 국내 대표 SaaS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대표에게 올해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사실상 미뤄진 기업공개(IPO)의 재추진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2024년 IPO를 공식화한 바 있지만 아직 확실한 움직임은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란지교소프트가 IPO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 자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삼았다면 지금쯤은 예심청구 등 준비가 진행되야 한다"며 "다수의 보안기업들이 작년부터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데다 시장의 관심도 크지 줄어 당장 IPO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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