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엔데믹 직격타 씨젠, 임원 '주 6일제' 근무 강수 지난달 말부터 시행, 오너 직집 지시…사실상 '비상경영' 돌입

차지현 기자공개 2024-05-16 10:05:3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 임원 주 6일제라는 초강수를 뒀다. 엔데믹 전환의 직격탄을 맞은 데 따라 오너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과 삼성그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한 비상 경영 체제가 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엔데믹 적자전환 씨젠, 근무일수 확대 시행

씨젠은 지난달 말부터 임원들의 주말 출근 제도를 시작했다. 임원 주 6일 근무가 시행되면서다. 임원이 아닌 일반 사원은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상사가 주말에 출근을 하면서 일부 직원들도 함께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주 6일제는 창업주 천종윤 대표가 직접 지시한 사안이다.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원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혜를 입은 진단키트 업계의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된 데 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씨젠은 코로나19 기간 폭풍성장했다. 유전자증폭(PCR) 기술을 앞세워 2019년 연 매출 1000억원대에서 이듬해 1조원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어 2021년 매출 1조3708억원을 올리며 국내 2위 진단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실적이 급감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57%가량 감소한 36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문제는 단기간 성장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고 적자 폭은 4.3% 늘었다.

◇오너가 챙기는 '기술공유'…M&A·협업 가속화 기대

타개책으로 천 대표가 꺼내든 카드가 '기술공유 사업'이다.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각국 진단 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생산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의 글로벌 판권은 씨젠이 갖는다. 오는 2028년까지 100개 업체와 협력하겠다는 포부다.

올 들어 연이어 발표한 국내 IT 업체 브렉스 지분 인수, 글로벌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협업 등이 이의 연장선이다. 브렉스 건과 비슷하게 기술공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T 업체 또는 인공지능(AI) 업체를 중심으로 추가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해서 물색 중이다.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한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했을 정도로 관련 사업에 진심이라는 후문이다. 임원 주 6일제와 함께 기술공유 사업은 물론 M&A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창업주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선임하는 등 리더십 재정비를 통해 쇄신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업계에선 SK그룹과 삼성그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한 비상 경영 체제가 바이오 업종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 임원만 동참하던 주 6일제 근무를 전자 계열사로 확대했다. SK그룹도 한 달에 한 번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를 지난 2월부터 격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걸로 바꿨다.


다만 일각에선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바이오 업종 인력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주 6일 근무 등 경영 체제가 인재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팬데믹 창궐 직원 수를 3배까지 늘린 씨젠은 2022년부터 인력이 감소 추세다. 2020년 말 605명에서 2021년 말 1014명으로 직원 수가 늘었으나 2022년 977명, 2023년 839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그간 임원들은 휴일에도 업무가 있으면 자율적으로 출근해 왔다"면서 "이번 주 6일제 결정은 개인업무 외 임원 대상 워크숍과 회의 등을 토요일에 집중함으로써 평일 업무 효율화를 꾀하자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사원은 절대 주말 출근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