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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의 쏘카 주식 매입 '롯데렌탈 의식 vs 사업 힘싣기' 11월부터 거래일마다 주식 구매…'쏘카 2.0' 지지, 현 경영진 지원 목적 해석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5-27 13:06:3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웅 쏘카 전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쏘카 주식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만해도 보유 주식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400억원 넘는 쏘카 지분을 들고 있다. 대주주인 '소쿠리(SOQRI)'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을 합친 이 전 대표 측 보유 쏘카 지분율은 42.9%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이란 시선이 강하다. 롯데렌탈이 주식을 사들이며 위협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쏘카 새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주식 매수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최근 나온다. 롯데렌탈의 경영권 위협을 끊어낼만한 수준까지 지분을 확보했음에도 지속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안심하고 쏘카2.0 전략을 펼쳐달라'는 의도의 힘 싣기란 관측이다.

◇쏘카 주식 구매에 실탄 400억 넘게 투입, 지속된 지분 확보


이 전 대표가 쏘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15일이다. 이날 3만주를 장내 매수하며 지갑을 연 그는 이달 14일까지 모든 거래일에 쏘카 주식을 샀다.

공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총 1407만2810주의 쏘카 주식을 매수했다. 평균 단가는 1만8350원이며 총 413억4061만원에 달하는 주식이다. 모두 개인 자금으로 샀다. 20일 기준 쏘카 시가총액(6674억원) 대비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에선 이 전 대표의 쏘카 지분 매수가 경영권 방어 목적이란 해석이 많다. 롯데렌탈이 공격적으로 쏘카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분쟁 이슈가 터졌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8월 22일 당시 쏘카의 4대 주주(8.46%)였던 '소풍(SOPOONG)'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이곳이 갖고 있던 쏘카 주식 105만2000주(3.18%)를 사들였다. 이어 롯데렌탈은 같은 달 31일 SK㈜가 갖고 있던 쏘카의 주식 587만2450주(17.91%)를 전량 장외 매수했다. 롯데렌탈의 쏘카 보유 지분율은 32.9%(1079만525주)까지 늘었다.

기존 대주주였던 SOQRI 등 쏘카의 측이 보유한 지분은 34.9%였지만 이 전 대표가 주식 매수에 본격 나서면서 비율이 크게 늘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주식 매수는 롯데렌탈의 보유 지분율을 훌쩍 넘긴 이후로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 측의 쏘카 보유 지분은 42.9%까지 늘어나게 됐다. 단순히 경영권 분쟁을 의식한 주식 매수로 보기 어려운 배경이다.

◇롯데렌탈 앞지른 후에도 지분 매입 계속, 현 경영진 '힘 싣기'

이런 가운데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렌탈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롯데렌탈 측도 쏘카를 상대로 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3월 주주총회 때 양측의 표 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주총을 통해 박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또 롯데렌탈은 콘텐츠 제작, 인터넷 정보 서비스업 등 쏘카가 기존 사업 외의 분야를 사업 목적에 포함한 것 등 주총 현안에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쏘카와 롯데렌탈의 경영진은 친밀하고, 오히려 서로 사업 시너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정말 롯데렌탈이 경영권을 갖고 싶다면 분쟁을 일으켜서 경영권을 가질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며, 공개적으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가장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사업적인 시너지 차원에서 지분 확보란 관측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그린카의 경우 롯데렌터카 차량을 빌려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발생하는 수수료로 매출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쏘카와 비즈니스모델(BM)이 다르다"며 "설령 쏘카와 그린카를 합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 그린카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렌탈이 쏘카를 인수할 경우 독과점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3위 사업자 딜카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사실상 카셰어링 시장 내 플레이어는 쏘카와 그린카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주식 매입은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현재 쏘카 가치가 높게 평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영진의 경영권이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스타트업 차원에서 회사를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것이고 이를 지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쏘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쏘카 2.0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짧게 차를 빌려 발생하는 매출에 의존하지 않고 이용자가 장기적으로 쏘카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서비스 가입부터 중단까지 이용자가 지출한 금액을 나타내는 생애주기가치(LTV)를 연장함으로써 쏘카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에서 도입한 전략이다. 이를 통해 내년 연결 기준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공격적인 체질 개선을 하는 과정에서 중고차 판매와 같은 기존 수익원을 포기함으로써 매출은 줄고 쏘카 2.0 전략을 도입하기 위한 마케팅비가 늘어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쏘카는 쏘카 2.0 시행 이후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906억원, 영업적자 10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경영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성이 커진 시점이다.

이 교수는 "쏘카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속적으로 쏘카 주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의미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웅 전 대표는 더벨과 통화에서 "주식 매수에 대해서는 답변할 생각이 없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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