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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불황 속 최대실적 동성케미컬, '알짜 자회사' 덕①LNG선 보냉재 호황에 수주잔고 2조 돌파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22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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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그룹의 중견화학사인 동성케미컬은 화학업계 업황 둔화 국면에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전방 수요에 따라 요동치는 본업의 약점을 자회사가 보완해주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덕분이다. LNG 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 사업을 하는 자회사 동성화인텍은 LNG선 수요 확대에 힘입어 작년 말 수주잔고가 2조원을 넘어섰다.

동성케미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180억원, 영업이익은 816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5월 출범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주목할 점은 이익의 증가 추이다. 매출은 1년 전 대비 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7.4%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성케미컬이 전반적인 업황 저하에도 두 자릿수의 이익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있다. 동성케미컬은 2008년 5월 동성화학으로부터 분할 설립된 지주회사 동성홀딩스가 모태다. 동성홀딩스는 2015년 사업회사 동성하이켐을, 2021년에 동성화학을 차례로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지주회사 성격을 갖추게 됐다. 사명도 동성홀딩스에서 동성코퍼레이션을 거쳐 지금의 동성케미컬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사업부문이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합성피혁용 표면처리제, 신발창용 폴리우레탄 수지, 초저온 보냉재 등으로 확장됐다. 그중에서도 효자는 조선 기자재용 초저온 보냉재 등을 생산하는 자회사 동성화인텍이다.

동성화인텍은 1985년 7월에 설립된 회사(당시 삼정화인)로 1998년 5월에 LNG 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동성그룹에 편입된 시기는 2009년 12월이다. 당시 동성홀딩스는 화인텍 지분 약 34%를 481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현재 동성케미컬이 보유한 동성화인텍 지분은 37.94%다.

동성화인텍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말부터다. 전 세계적으로 ESG 바람이 불면서 조선사들의 LNG 수주가 늘어 동성화인텍의 수주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LNG 운반선의 경우 가스를 낮은 온도에서 액체상태로 저장하기 위한 보냉재가 필요하다. 동성화인텍은 한국카본과 LNG 운반선 보냉재 시장 강자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동성화인텍의 보냉재 수주 잔고는 2017년 508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0년 2322억원, 2021년 7476억원, 올 1분기 2조24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덕분에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냉재 사업이 포함된 PU단열재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96.1%에 달한다. 동성화인텍은 2018년에 매출 1881억원,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했으나 매년 실적을 개선해 지난해 매출 5314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7~8% 수준이다.


동성화인텍은 동성케미컬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한다. 동성화인텍의 성과가 뒷받침하지 않았다면 동성케미컬 실적은 업황 둔화에 따라 크게 요동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동성케미컬의 별도 실적을 보면 최근 5년 사이에 연간 영업이익이 50억원대에서 290억원 사이에서 널뛰었다. 영업이익률도 최소 1.8%에서 최대 5.5%로 변동 폭이 컸다.

동성화인텍의 성장은 동성케미컬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동성케미칼의 2018년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01.7%, 29%였으나 작년 말 84.9%, 19.1%로 낮아졌다.

동성케미컬은 향후 수익성이 악화한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정밀화학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제약·반도체용 솔벤트 등 고수익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근래 회사는 여수공장 내 석유화학 설비의 70%를 철거했다.

동시에 정밀화학 부문의 유기과산화물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연산 4000톤 늘리는 증설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투입할 금액은 총 130억원이다. 유기괴산화물은 LDPE, PVC 같은 폴리머 개시제와 EVA 시트 가교제로 쓰이는 소재로 고부가 제품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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