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완납한 정기선 부회장, HD현대 주식 공탁 왜 4월 HD현대 주식 246억어치 법원에 공탁…최근 130억 주식 매입
조은아 기자공개 2024-05-27 08:04:0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46억원 규모의 HD현대 주식을 법원에 공탁했다. 증여세를 연부연납하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2018년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은 3040억원에 부과된 증여세를 지난해 완납했다. 해당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는 더이상 없는 만큼 새롭게 자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풀이된다.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4월 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HD현대 주식 35만주를 공탁했다. 당일 종가 기준 254억7000만원어치다. 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한 납세 담보 차원에서다.
연부연납은 증여세 또는 상속세가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세금의 6분의 1 이상을 신고·납부 기한 안에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을 최장 5년간 나눠 낼 수 있는 제도다.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는 국내 주요그룹 오너일가들은 대부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보통 세액의 120%가량을 공탁한다는 점을 비춰볼 때 정 부회장이 내야하는 세금 규모는 22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또 이를 기반으로 전체 증여 자산 규모를 계산해보면 400억~500억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 부회장은 앞서 2018년 3월 KCC가 보유한 HD현대(당시 현대로보틱스) 지분 5.1%를 3540억원에 사들였는데 당시 매입 자금 가운데 3040억원은 정몽준 이사장으로부터 현금으로 증여받았다. 나머지 500억원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 형태로 조달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증여세율 50%를 적용받아 1500억원가량의 세금 부담을 지게 됐는데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했다. 같은해 7월 세금 연부연납을 위해 HD현대 지분 2.12%(1400억원 규모)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탁했다. 계약기간은 5년, 납부 만기는 지난해 7월로 모두 납부했다.
정 부회장이 증여세를 완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주식을 공탁한 이유는 최근 일정 규모의 자산을 증여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식의 경우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은 아니며 현금이나 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정 부회장이 HD현대 지분을 연이어 사들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부회장은 이달에만 열두 차례에 걸쳐 HD현대 주식을 13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이달 초 5.26%였던 지분율은 5.51%까지 높아졌다.
정 부회장이 HD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하면서 모회사인 HD현대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일자 오너일가가 직접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경우 중복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꼭 주가 때문이 아니더라도 정 부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이 아직 5%대로 낮아 장기적으로 지분 확보는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증여세를 납부해야 했던 만큼 현재 지분 확보 여력이 거의 없다. 대표이사에 올라있는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에서 연봉을 받고 있긴하지만 지난해 두 곳을 합쳐 14억원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도 세금을 떼고 나면 큰 폭으로 준다.
HD현대에서 배당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는 받은 배당의 상당 부분 역시 증여세 납부에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상황을 볼 때 현금을 증여받아 이를 통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개인적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BNK증권 IB 리빌딩] '신명호 시대' 반년, '더 뚜렷해진' 성과와 과제
- [김화진칼럼]선임사외이사제도의 활용
- [네카오 페이사업 돋보기]신기술 시너지 창출 골몰, 부동산·생활 금융 강화
- 호반그룹, 오너가 경영참여 확대
- [thebell note]신신제약 오너와 '트라이애슬론'
- [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프레스티지파마, CDMO 자회사 지원 이번엔 '출자전환'
- 기술이전 실적 절실한 샤페론, 더딘 개발속도 대안 고민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eSSD 전쟁 격화, 낸드왕의 귀환·HBM 선두의 반격
- [이통3사 본업 전략 점검]상용화 로드맵 나온 6G, 이번에도 '최초' 패권 잡을까
- 복합동박 '드라이브' 태성, 자금조달 상한선 높인다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권 보수 분석]2014년 정점, 신한은행장 보수 10년간 대폭 감소 배경은
- 동양·ABL생명 품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따라잡기 속도낸다
- [금융권 보수 분석]유독 보수 적은 신한금융 회장들, 왜
-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의 고민은? "톱티어가 돼야한다"
- [thebell desk]믿을 만한 후배가 된다는 건
- [금융사 인사코드]신한라이프 이영종 대표, 3년 반 동안 준비했다
- [금융사 인사코드]신한투자증권, 끝나지 않은 '인사 실험'
-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보류'는 고려 대상 아니었다
- 동양·ABL생명 인수 손들어준 우리금융 이사회, 배경은
- [금융사 인사코드]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장수 CEO 계보 이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