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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 이차전지는 지금]유진그룹 오너 3세의 ESS, 10년 현주소는④유석훈 사장, 유진에너팜 지분 30% 출자…최근 3년 내부거래 비중 '0'

김동현 기자공개 2024-06-10 08:22:32

[편집자주]

전방시장인 건설산업과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시달리던 건자재 회사들이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차전지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차전지 최종 제품인 셀·모듈을 직접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소재나 여기서 파생되는 시장을 겨냥해 별도 법인을 꾸렸다. 시장을 휩쓸었던 이차전지 광풍이 한풀 꺾인 지금도 이들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더벨이 건자재 업체의 이차전지 사업을 담당한 법인을 분석하고 그 현황을 되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직면한 가운데 후방산업인 이차전지 업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수요 정체기를 지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대신할 돌파구로 ESS 사업을 꼽는다. ESS는 신재생에너지 도입 확대에 따른 부작용인 불안정한 전력수급 문제를 보완해주는 제품이다.

ESS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여겨보고 사업에 뛰어든 건자재 업체가 있다. 레미콘 사업자인 유진기업으로, 그룹 오너 3세인 유석훈 사장이 직접 법인(유진에너팜) 설립에 참여해 사업을 지휘했다. 오너 3세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출범시킨 유진에너팜은 초창기 그룹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은 내부거래 비중을 제로(0)로 만들고 자체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오너 3세의 첫 신사업 사례

유석훈 사장이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그룹 계열사는 5곳 정도로 추릴 수 있다. 그룹의 본체이자 지주사격인 유진기업(3.06%)을 비롯해 남부산업(21.14%), 우진레미콘(45.00%), 유진에너팜(32.80%), 힐스프링인베스트먼트(4.76%) 등이다.



이중 유 사장이 사업을 주도하며 설립 당시 출자에 나섰던 계열사는 유진에너팜과 힐스프링인베스트먼트다. 남부산업은 1999년 설립된 아스콘(아스팔트콘크리트) 제조업체이며 우진레미콘(2013년 설립)은 2017년 그룹에 편입된 레미콘 업체다. 양사 모두 기존 유진기업의 레미콘 사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유진에너팜과 힐스프링인베스트먼트는 앞선 두 회사와 사업 영역이 크게 다르다. 유진에너팜은 유진그룹이 에너지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설립한 ESS 업체이며 힐스프링인베스트먼트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로 신사업 발굴을 담당한다.

특히 유진에너팜의 경우 유 사장이 그룹 임원을 달기 전인 2013년 1월, 지분 32.8%를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기 전에 일찌감치 유진에너팜을 통해 신사업 경험을 쌓은 셈이다. 유진에너팜의 최대주주는 당시 대표를 맡은 양원돈 사장(37.2%)이며 유 사장이 2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유진기업의 유진에너팜 지분율은 10%다.

유 사장은 유진에너팜 출범 때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 사업 의사결정에 참여하다 2018년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그해 유진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진입하고 유 사장 본인도 유진기업 상무 승진 2년차를 맞는 등 대내외적으로 변화가 일던 시기다.



◇내부거래 문제 해소, 홀로서기는 아직

2014년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ESS 실증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 유진에너팜은 초창기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왔다. 수익성 측면에선 적자와 흑자를 오가긴 했으나 2018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 고지에 오르는 등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물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유진초저온(냉동물류 기업)이 2019년 말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거래가 끊겼고 매출 역시 줄어들었다. 2018년 99.45%까지 치솟았던 유진에너팜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20년부터 0%가 됐다. 유진에너팜의 전체 매출도 1억원 단위로 떨어졌다.

한때 오너 3세의 신사업으로 평가받던 유진에너팜은 현재 기로에 서 있다. 2019년부터 적자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8300만원) 상태에 빠졌다. 2018년까지 이어지던 유진기업의 자금대여 및 지급보증 등 지원도 끝이 났고 대신 상표권만 무상으로 사용 중이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이 제로가 됐음에도 2022년 매출 10억원을 내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에서 보듯 사업 여력은 유지하고 있다. 현재 영위 중인 주사업은 ESS 제조·컨설팅·용역 및 태양광 발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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