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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반도체 유리기판 생태계]'TGV 시장 노크' 이오테크닉스, 잠재 고객사는UV드릴러 수율 테스트 진행, 삼성전기·애플 등 거론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17 10:02:27

[편집자주]

'꿈의 기판'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유리기판(글라스기판) 시장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인텔이 선행 투자를 한 가운데 SKC, 삼성전기 등 국내 메이커들도 참전하고 있다. 코스닥 섹터의 벤더사 움직임 역시 빨라지면서 가치를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더벨은 싹트는 유리기판 생태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반도체 레이저 공정 장비의 명가로 꼽히는 '이오테크닉스'가 유리기판 공정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PCB 기판용 공정에 적용되는 UV(UltraViolet) 드릴링 장비를 토대로 유리기판 TGV(글라스관통전극) 시장까지 두드리고 있다. 레이저 공정 장비를 삼성전자를 비롯해 최근 애플(엔드유저 기준)까지 공급하고 있어 양산시장에 진입할 경우 파괴력이 클 거라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오테크닉스는 TGV 공정용 UV 드릴러(Driller) 장비를 대상으로 복수의 유리기판 제조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의 정확한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다. TGV 공정이 유리기판 내부의 비아홀(via hole)을 뚫는 핵심 공정이기 때문에 수율을 놓고, 고객사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재 이오테크닉스의 UV 드릴러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엑시머 기반 CO₂(이산화탄소) 드릴러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오테크닉스의 고체 기반 레이저가 유리기판 공정을 축으로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오테크닉스는 DPSS(Diode pumped solid-state laser) 고체 레이저 광원을 국산화한 회사다.

PCB(인쇄회로기판)용 드릴러는 PCB(ABF), OELD 필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회로를 형성하는 데 활용되는 장비다. 크게 CO₂ 드릴러와 고체 기반 UV 드릴러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엑시머 등 기체를 활용하고, 후자는 DPSS 고체 레이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패키징 등에서 범용적으로 엑시머 레이저가 채택되지만, 단가가 높은 네온가스를 레이저 소스로 쓰기 때문에 고객사 유지비용 차원에서 고체 레이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DPSS 기반 UV 레이저는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낮다.

이 때문에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자를 엔드유저로 하는 삼성전기 등 PCB 제조 업체에 UV 드릴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레이저 드릴링 시장을 공략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기 등이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 의사를 피력하면서 기존 PCB 시장 외 유리기판이라는 새 장이 들어선 모양새다. 삼성전기향 UV 드릴러 매출(PCB)은 소액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기를 비롯 복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리기판 공정용 TGV 드릴러 장비를 입고, 현재 수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시장이 개화전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패키징에 적용되려면 최소 1~2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양산시장에 진입한다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오랜 기간 다져온 레이저 마커 공급선과 더불어 유망한 매출처가 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유리기판의 TGV 공정은 결과적으로 유리로 구성된 코어층과 적층 절연체인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에 얼마나 미세하게 구멍(via hole)을 뚫을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이오테크닉스의 UV 드릴러는 높은 정밀도를 기반으로 10um 이하까지 홀을 뚫을 수 있는 저 펄스(pulse), 고에너지 레이저 장비이기 때문에 유리기판 TGV 공정에도 중용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유리의 파손을 극복하고, 양산 수율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마커 필두로 어닐링(Anealing), 그루빙(Grooving), 드릴링 등 인접 기술을 확산하는 방식으로 레이저 기술을 고도화했는데, 이중 유리기판에 적용되는 UV 드릴링은 상용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파손에 취약한 점을 해결하는 게 여전히 선결과제로 꼽힌다"고 전했다. 수율은 50% 이하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이오테크닉스의 기존 공급선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TSMC, 애플(엔드유저) 등으로 고객사 네트워크를 늘려가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마커 점유율 95%(국내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상 레이저 마커 독점 사업자다. 삼성전자 내 영향력을 토대로 2020년부터 D램 1z(15나노급) 양산 공정에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공급했고, HBM 선단 라인에도 동일 장비를 입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운드리 글로벌 1위 TSMC에 레이저 그루빙(Laser Grooving), 디본더(Debonder) 등의 장비를 공급하면서 협력을 다지고 있다. 레이저 그루빙은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르기 전에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장비이며, 디본더는 웨이퍼 캐리어를 제거하는 장비다.

특히 애플(엔드유저 기준)이 차세대 모바일 AP에 유리기판 기술 적용을 검토, 삼성전기 등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삼성·애플과 협력구조를 갖추고 있는 이오테크닉스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리원장에 이오테크닉스가 TGV 공정을 하고, 타 업체가 에칭, 슬리밍, 구리(Cu) 도금을 거쳐 반제품을 삼성전기에 공급하고, 이를 삼성전기가 완제품으로 패키징해 애플에 납품하는 그림이다.

이와 관련해 이오테크닉스에 관련 사실을 문의했으나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오테크닉스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리기판 관련 드릴러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고객사와 강력한 NDA(비밀유지협약)가 걸려 있어 추가 확인은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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