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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시작된 AI]'차세대 LLM' 내세운 솔트룩스, 사업성 입증 과제"대규모언어모델 동급 성능 1위" 강조, 업계 반응 '제각각'

이종현 기자공개 2024-06-25 08:50:21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의 역사는 '챗GPT'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생성형 AI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 나왔던 말이다. '챗GPT' 이후 시대는 AI 일상화를 곧 앞둔 것처럼 여전히 분주하다. 산업군의 변화가 무쌍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이 보조를 맞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는 어떨까. 전통의 반도체가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산업군은 저평가 속에 머무르고 있다. 실질적인 수요찾기에 시간이 걸린 탓에 매출 발생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더벨이 AI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체와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솔트룩스는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루시아2'를 발표했다. 연구개발(R&D)에 초점을 맞춰왔던 과거와 달리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선 셈이다.

다만 아직 LLM 사업으로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다. 적자 폭도 큰 편이다. 기술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루시아2'의 사업성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과제로 꼽힌다.

솔트룩스는 다년간 이어온 빅데이터, 자연어 분석·처리 등 솔루션 사업에 더해 자체 개발한 LLM을 바탕으로 AI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79년 설립된 기술번역·전자출판 기업 모비코가 전신이다. 자연어처리 기술 기업 시스메타와 2003년 합병했다. 이후 지금의 사명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사진)는 시스메타의 창업주다. 기술적 계보를 따진다면 모비코보다는 시스메타가 지금의 솔트룩스에 가깝다. 지난 2020년 7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솔트룩스의 핵심 사업은 '스튜디오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소프트웨어(SW)다. 세부적으로 빅데이터, AI,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 52.1%는 빅데이터 사업에서 발생했다. AI 사업의 매출 비중은 26.3%로 빅데이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래프 DB,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타 매출이 16.7%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신성장 동력은 AI부문의 LLM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다.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되는 '챗GPT' 등과 달리 기업 내부에서 구축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사 내부 서버에 솔트룩스의 LLM을 설치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 준비·검증·학습 등 절차를 수행한다. 데이터 유출 등 이슈로 인터넷 연결이 제약되거나 외국계 기업 서비스 사용이 어려운 공공기관, 금융기업, 대기업 등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다만 국내 LLM 입지 구축은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우선 오픈AI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격돌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이었던 메타도 오픈소스 LLM인 '라마(Llama)'를 발표하며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앤스로픽 등 해외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 LG 등 대기업군이 LLM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LLM을 보유한 기업들만이 경쟁 상대는 아니다. 시스템통합(SI),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 등이 오픈소스 LLM 등을 이용해 고객사 내부에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형 SI 기업 위주인 국내 정보기술(IT)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해외 빅테크 기업보다 상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솔트룩스는 벤치마크를 통해 자사 LLM의 성능을 입증했다. AI 기업들은 자사 LLM을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에 등재해 성능을 수치화한다. 솔트룩스가 공개한 '루시아-21.4b 1.2버전'은 평균 점수 78.14점으로 매개변수 350억개 미만 동급 LLM 중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개변수의 제한을 없앤 전체 순위에서는 15위다.


솔트룩스 관계자는 "솔트룩스는 자체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해 LLM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일부 스타트업에서 기존 오픈소스 모델을 파인튜닝해 공급 중이라고 들었지만 결국 성능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AI 업계에선 이와 같은 리더보드 평가는 마케팅 요소일 뿐, 실제 환경에서의 성능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매개변수 제한 없이 오픈 LLM 리더보드 평가서 세계 1위를 유지 중인 국내 기업 박석준 투디지트 대표는 "LLM의 우수성은 얼마나 많은 기업이 해당 모델을 사용하는지를 보면 안다"고 지적했다. 자체 사업에만 활용될 뿐 범용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국내 LLM을 비판했다.

지난해 실적도 다소 부진한 편이다. 지난해 매출액 308억원, 영업손실 92억원, 당기순손실 1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74.2% 늘어났는데 재료비 및 경상연구개발비, 상품매출 원가의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 3년간 연속 적자로 결손금은 245억원에 달한다. LLM을 포함한 AI 사업의 매출은 2022년 73억원에서 2023년 81억원으로, 약 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솔트룩스는 상황을 반전시킬 무기로 차세대 LLM '루시아2'와 LLM을 서버에 탑재해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판매하는 '루시아 온'을 내세웠다. '루시아2'는 데이터 학습량과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맥락(컨텍스트)를 늘려 성능을 향상시켰다. '루시아 온'은 복잡한 구축 작업 없이 서버를 연결만 하면 곧바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사업과는 다른 성격의 인지검색 서비스 '구버'의 출시 소식도 알리는 등 성장 동력 확보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솔트룩스는 1분기 기준 매출액 66억원, 영업손실 56억원, 당기순손실 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합병(M&A)으로 매출은 키웠지만 손실도 그만큼 커졌다.

솔트룩스는 지난해 NHN과 협력 관계를 꾸렸다. 솔트룩스가 NHN다이퀘스트의 지분 94.95%를 인수하고, NHN은 유상증자를 통해 솔트룩스의 지분을 확보했다. 다이퀘스트는 지난해 매출액 173억원을 기록했다. 솔트룩스와 다이퀘스트의 매출 합은 480억원이다.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10.88%를 보유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다. 상장 전 실시한 프리 IPO 당시 투자에 참가한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7.41%)과 NHN(5.61%)이 뒤를 잇는다.

솔트룩스 관계자는 "매출의 70~80%가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며 "BEP 달성 여부는 3분기 결산 이후에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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