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냉장고에 'AI·반도체' 기술 담았다 에너지 절감 초점, '컴프레서+펠티어' 병용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21 08:58:4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낸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TV, 가전 등으로 응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최근 선보인 냉장고에는 반도체 소자 '펠티어(열전소자)'를 적용했다. AI와 반도체 결합으로 전력 효율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하드웨어를 넘어 스마트싱스, 타이젠 운영체제(OS) 등으로 AI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똑똑한 냉장고 등장, 2가지 동력 사용
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부사장)은 20일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설명회를 통해 "24시간 내내 작동되는 냉장고는 전력 소모가 많다. 이중 최대 출력 구간은 10% 미만인데 제일 낮은 출력 구간의 빈도수가 높음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조동력으로 펠티어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과 냉각 성능을 높이기로 했다. 펠티어는 냉매 없이 전기만으로 냉각을 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다. N형과 P형 반도체를 교대로 배열해 둘 사이에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한쪽 면에서는 열 흡수, 다른 면에서는 열 방출하는 원리다.
기존 냉장고 냉각 방식이 컴프레서만을 단일 동력원으로 사용했다면 신형에서는 펠티어를 더한 것이다. 컴프레서와 펠티어를 병용하는 대형 냉장고는 국내 최초다.
위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교했다. 상황에 따라 엔진이 달라지는 것처럼 평상시 AI 인버터 컴프레서가 단독 운전하다가, 한 번에 큰 에너지가 필요해지면 펠티어가 함께 가동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 효율이 국내 최고 수준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년에 2만8000원을 줄이는 셈이다.
펠티어 효과는 이슬 맺힘 방지도 있다. 펠티어 투입으로 열선을 없애고 필요할 때만 폐열을 활용한 덕분이다.
컴프레서도 개선됐다. 1997년부터 8세대에 걸쳐 지속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가운데 24년형은 내부 모터, 볼베어링, 피스톤, 밸브 등 제조공법까지 연구개발(R&D)해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였다.
또한 모터의 회전부인 로터를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이동시켜 회전 시 관성을 기존보다 4배 증가시켜 운전 중 발생하는 속도 변동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을 13%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특유의 스마트싱스 기술도 도입됐다. 'AI 절약 모드'를 적용하면 머신러닝으로 구축한 AI 알고리즘이 문 여닫음과 최대 냉각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운전을 최적화한다. 이러한 기능이 더해져 실사용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25%까지 더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티어 등 채택으로 일부 부품을 간소화할 수 있어 동일한 외관에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기존 대비 캔(355ml 기준) 24개를 더 담을 수 있는 900리터(ℓ) 용량을 구현했다.
위 부사장은 "펠티어 구조를 반대로 돌리면 가열을 할 수도 있다. 추후 건조기 등 냉장고 외 제품에도 확대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10주년 맞은 타이젠 OS, TV 생태계 확장
이날 삼성전자는 2015년 처음 도입된 타이젠 OS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황서영 프로와 정선용 프로는 "사용자에 보다 나은 스마트 TV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OS가 TV 생태계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단순한 기기 간 연결을 넘어 OS와 서비스, 콘텐츠 간 경험까지 연결했다는 이유에서다.
2023년 말 기준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 TV 약 2억7000만대에 타이젠 OS가 탑재돼 단일 규모로는 업계 최대 수준이다.
황 프로는 "향후 타이젠 플랫폼 관점에서 AI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AI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서버 클라우드, 온디바이스, 엣지를 모두 포함하는 플랫폼 기술이 필요한데 타이젠 플랫폼이 이 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타이젠 리부트'를 선언하면서 TV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에서 타이젠 OS를 연결고리로 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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