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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 적자탈출 미션]카카오페이손보, 장기보험 '호시탐탐'...비대면 한계 넘을까⑩장기보험 관련 상품 개발자-계리시스템 개발자 이어 보상 담당자까지 채용 확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4-06-25 12:29:06

[편집자주]

보험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이 화두다. 디지털 보험사의 태동은 10년이 넘었지만 준비상황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가입의 편의성 등 강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보험사의 실적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국내 5개사 중 단 한 곳도 순수 영업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지상과제는 하나같이 적자탈출이다. 디지털 보험사가 처한 상황과 성과 창출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행 IFRS17 회계기준에서는 장기보험이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 유리하지만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비대면 영업이 강제되는 만큼 약관이 길고 복잡한 장기보험의 영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는 장기보험 관련 인력을 꾸준히 확충하면서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최근에는 운전자보험이나 영유아보험 등 약관 수정을 통해 장기보험으로 확대 가능한 분야에서 일반보험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만간 카카오페이손보가 장기보험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초기부터 인력 충원, 연관상품으로 발 넓혀…장기보험 진출 임박했나

카카오페이손보는 5월23일~6월22일에 걸쳐 장기보험 계리결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백엔드 엔지니어의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이 직무는 보험 분야의 계리업무와 IT분야의 시스템 개발 및 운영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만큼 허들이 높다. 그만큼 인력 확보가 쉽지 않기도 하다.

때문에 카카오페이손보는 2022년 10월 출범 이전부터 시작해 수 차례 이 직무의 채용을 진행했다. 상시채용에 가까운 수시채용이다. 이와 함께 장기와 일반을 가리지 않고 보험상품 개발자 역시 수시로 채용해 왔다. 이는 카카오페이손보가 초기부터 장기보험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정작 출범 직후 카카오페이손보는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시장에 집중해 왔다. 첫 개인보험 상품인 금융안심보험과 뒤이어 출시된 해외여행보험은 모두 단기 일반보험이며 2023년 12월 내놓은 휴대폰보험 역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가입할 수 있는 '임베디드(B2B 방식으로 제공되는 보험)' 미니보험이었다.

올해 들어서부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3월 내놓은 운전자보험과 5월 내놓은 영유아보험은 가입 기간만 놓고 보면 1~3년의 일반보험이지만 약관의 수정을 통해 만기 3년 이상의 장기보험으로도 출시가 가능한 상품이다. 실제 손해보험시장에서 운전자보험은 만기 3~30년의 상품이, 영유아 등 어린이보험은 만기 30년 이상의 상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 측에서는 장기보험시장 진출을 눈앞의 과제로 여기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현재는 레저·디지털·생활·임베디드 등 4대 주력 영역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는 중"이라며 "장기보험은 필요하다면 선택 가능한 옵션일 수도 있겠으나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흑자기조 위해 장기보험 진출 불가피…접근성 강점 유지가 관건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손보의 장기보험 출시가 그다지 먼 일이 아닐 것으로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앞서 4월 장기/일반보험 보상담당자의 채용에 나서면서다. 그간 장기보험과 관련해 상품 개발과 계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인력만을 확충해 왔으나 이제는 상품 판매 이후의 보상 단계까지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보험사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CSM이 중요한 수익성 지표로 부각된 까닭은 이 지표를 통해 단순히 보험사의 기대수익 규모만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길게는 10년 이상의 상각분까지 측정되는 만큼 보험사 수익 창출능력의 장기적 안정성까지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험의 보장기간이 길수록 CSM 확보에 유리한 만큼 카카오페이손보 역시 중장기 흑자 기조 수립의 관점에서 장기보험시장 진출은 불가피하다. 다만 통신판매전문 보험사로서 영업의 90% 이상을 TM(텔레마케팅)과 CM(사이버마케팅) 등 비대면 방식으로 구성하도록 제약을 받는다는 점이 문제다.

보험상품은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특약이 다양해지고 갱신 등 유지 조건도 복잡해진다. 때문에 장기보험 판매시장은 소비자에 약관 설명이 용이한 대면영업 설계사들의 무대다. 디지털 손보사들 중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이 장기보험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이들은 통신판매전문 보험사가 아닌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보유해 영업방식의 법적 제한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보 역시 흑자를 위해 결국에는 장기보험 상품을 내놓고 시장 경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약관의 간소화를 통해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거대 플랫폼에 기반한 접근성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일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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