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기업은행, 진취적 이제훈 기용…'혁신경영' 의지 강조②스타트업 성장 돕는 혁신금융 본격화…모험자본 공급 두 배 이상 껑충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27 12:44:59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역할을 확장·재정립했다. 경영중점 방향은 혁신금융으로 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의 성장을 지원하는 'IBK혁신경영'을 내세웠다. 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체계 구축과 스타트업을 위한 모험자본 시장 선도 등이 우선 추진 과제로 설정된 것도 이 시기부터다.은행의 역할 변모에 따라 광고모델 역시 혁신경영 의지를 더 잘 담아낼 인물로 바뀌었다. 신사적이고 스마트한 이미지가 강했던 이정재 대신 진취적인 이미지의 이제훈(사진)이 발탁됐다. 혁신경영에 대한 메시지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고객층에 전달하는데 더욱 적합한 모델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제훈 발탁, 혁신금융 통한 'IBK혁신경영' 신호탄

혁신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금융'이다. 윤종원 전 행장의 기업은행은 키워드대로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모험자본 공급 실적은 윤 전 행장 취임 직전인 2019년 2608억원에서 이듬해 3307억원, 2021년 653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사업 방향에 맞춰 기업은행의 브랜딩 전략도 변화했다. 기존 '동반자' 금융의 첨병 역할을 하던 배우 이정재는 윤 전 행장 취임 이후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다가 계약을 종료했다. 기업은행은 새로운 모델을 검토하다가 2021년 상반기까지 광고모델을 뽑지 않기로 하고 '일반인'을 중심으로 광고를 제작했다.
일반인 광고 모델의 기용에는 윤 전 행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국책은행이자 중소기업전문은행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야 하는 기업은행의 특성을 살리자는 취지였다. 금융권 안팎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노모델' 전략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2021년 6월 은행이 추구하는 혁신금융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각인할 수 있는 새 광고모델로 이제훈을 낙점했다. 이제훈은 '건축학개론', '박열', '시그널' 등 여러 작품 속 캐릭터로 강한 신뢰감을 갖춘 배우이자, 실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이어온 '엔젤투자자'였던 만큼 최적의 모델로 평가받았다.
이제훈을 내세운 기업은행은 곧바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들과 혁신금융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업은행의 스토리를 광고에 담기 시작했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을 위해'라는 메시지처럼 생활과 산업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 표명의 신호탄이었다.
◇혁신금융→가치금융…생애주기별 지원으로 개념 확대
이제훈은 현재까지도 기업은행의 메인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윤 전 행장 때와 지금의 김성태 은행장 체제는 여러 방면에서 차별점이 있겠으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지향점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실제 김 행장의 기업은행은 윤 전 행장 때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성장 등 혁신금융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목표는 재직기간(2023~2025년 말) 2조5000억원을 설정했다. 지난 2020~2022년(목표액 1조5000억원)보다 1조원이 확대된 규모다.
다만 김 행장 체제 기업은행은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수준이다. 핵심 경영 키워드가 혁신금융에서 '가치금융'으로 대체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가치금융은 더욱 광의의 의미로 '관련된 모두의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영 방향성 역시 경영 키워드에 맞게 △중소 성장지원 강화 △미래성장동력 확보 △기술 생태계 활성화 등으로 보폭이 넓어졌다. 광고 전략도 시작(IBK창공)을 넘어 성장(IBK BOX,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IBK컨설팅, i-ONE JOB )과 끝(중소기업 M&A)까지 책임지는 생애주기별 지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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