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BOE 8.6G 밸류체인]선익시스템 "잘못된 공급단가 추정, 커스터마이징 이해 필요"챔버별 구성부품 지정·선택사항, 증착기 가격 동일 '불가'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7 11:55:07
[편집자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업계의 '뜨거운 감자' 였던 중국 BOE의 투자 윤곽이 나왔다. 일본 장비기업이 독식해오던 시장을 국내 소부장 기업이 대체하면서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대형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선익시스템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이 BOE 투자 수혜주로 거론된다. 더벨이 국내 OLED 관련 제조사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OLED 증착장비 제조사인 선익시스템이 중국 BOE가 발주하는 8.6G 대형 증착기 양산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 시장에 퍼져있는 총 계약액과 챔버 공급단가는 사실과 다르며 고객사 커스터마이징 사항에 따라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회사가 취할 수익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요지다.지난 24일 선익시스템은 글로벌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인 BOE(Chengdu BOE Display Technology Co.,Ltd.)와 OLED 디스플레이 양산용 증착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8.6G OLED 양산 증착기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공급계약 공시를 냈다. 선익시스템은 지난해부터 8.6G 증착장비 양산 시장 진입을 두고 시장의 기대감을 받았다. 계약기간은 올해부터 2026년 초로 설정돼 있다.
8.6G OLED 증착장비 양산 시장에 진입한 것은 선익시스템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 사례다. 현재 8.6G 증착장비 양산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캐논도키(Canon tokki)가 유일하다. 글로벌 1위 패널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하고 있다. 기존 6G 증착장비 시장에서도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단가 논란에 대해 선익시스템 측은 "CB와 EB 조달자금은 이번 대형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준비를 위한 목적이 맞다"면서도 "계약금액은 고객사와의 비밀로 하기로 합의된 사항이라 밝힐 수 없고, 다만 현재 여러 언론사나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려진 가격은 계산의 초기 가정부터 잘못된 계산이라 대부분 잘못된 추정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6G 등 과거 OLED 증착기의 경우 챔버 구성이 유사했지만, BOE 등이 투자하는 8.6G 증착설비는 이른바 '탠덤(Tandem)' OLED가 채택되면서 기존 OLED 증착 장비 대비 챔버 구조나 스펙이 변경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탠덤 OLED는 기존 OLED 대비 수명은 2배, 밝기는 3배까지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최대 40% 저감이 가능한 고성능 OLED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고객사(BOE)가 요구하는 공정 횟수 만큼의 챔버를 공급하되, 챔버별로 구성되는 부품들도 지정이 이미 되거나 선택 사항이라 증착기 가격이 기존 가격과 동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비 셋업이 진행되기까지 단가를 못박을 수 없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증착 라인이 어떤 구조나 디자인으로 적용되는지 설비 회사에서도 파악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자동차를 구매할 때 어떤 옵션을 택하느냐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와 같다"고 말했다.
선익시스템은 고객사 대비 얼라인(Align) 기능을 강화해 대원장 패널 증착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얼라인은 정렬을 뜻한다. 패널 원장이 커질수록 증착 과정에서 얼라인의 중요도와 난이도가 올라가는 데 오랜 R&D 증착기 양산 경험으로 노하우를 확보했다. 8.6G OLED는 2미터 이상(2290x2620mm)의 원장에 RGB 극소 소자(2마이크로미터 이하)를 증착해야 한다. 6G 증착장비 대비 부가가치가 월등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선익시스템은 내년 본격적으로 증착기를 납품한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챔버 구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공급단가는 패널사마다 전혀 다른 범위에서 움직인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계약금액은 사실과 다르며, 회사의 장기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8.6G OLED는 기존 6G 패널 원장 대비 약 2.25배 커진 2290x2620mm 규격이다. 패널 원장이 대형화된 만큼 증착 RGB 화소 증착 과정의 난이도도 6G 대비 대폭 상향된다. 현재 애플이 중소형 디바이스를 위주로 8.6G OLED 채택을 확산하고 있는데 향후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익시스템이 BOE 8.6G 증착장비 공급망을 돌파한 것은 수년 간 다져온 공급망 관리(SCM)와 납기 능력, 고객사 커스터마이징 능력 덕택으로 분석된다. 6G 시장 내에서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을 확대하면서 R&D 증착장비를 지속적으로 납기하면서 고객사 커스터마이징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장기간 배양한 게 이번 BOE 8.6G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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