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MP 각축전]운용역량 따라 사업행보 확대 '무궁무진'③공·사모 운용사 각축전, 다올운용 움직임 '눈길'
이돈섭 기자공개 2024-07-03 07:34:44
[편집자주]
글로벌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EMP 펀드 인기도 치솟고 있다. KIC 등 대형 기관뿐 아니라 리테일 시장 개인들도 EMP 펀드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들은 EMP 펀드 포트폴리오에 자사 ETF를 적극 편입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ETF 사업을 전개하지 않는 운용사는 EMP 펀드를 통해 ETF로 쏠리는 자금을 끌어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별 운용사들의 EMP 전략과 시장 현황, 키맨 면면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EMP 펀드 라인업이 나날이 풍성해지면서 운용사별 사업확대 행보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합자산운용사의 경우 공모펀드를 출시한 뒤 트랙레코드를 꾸준히 쌓아 일임 계약을 체결해 운용 범위를 확대한 뒤, 동시에 기관과 법인 투자 수요에 맞춰 사모펀드 비히클을 제공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일반사모 운용사의 경우에도 기존 수익자 대상으로 EMP 상품 라인업을 구축, 중위험·중수익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EMP 펀드는 패시브 성격이 짙지만 시장 변화에 충분히 액티브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용 역량 차이가 갈리는 상품인 만큼, 각 운용사별 매니저 실력에 따라 하우스 성과도 극명하게 나뉠 것이란 전망이다.
◇다올운용, EMP 성과 앞세워 사업 다각화 잰걸음
EMP 펀드를 활용해 가장 적극적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운용사 중 한 곳은 다올운용이다. 다올운용은 현재 증권사 고액자산가 영업채널에 글로벌 자산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펀드를 제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랩어카운트와 투자자문 등 분야에서 협업해 글로벌 자산배분 운용역량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고액자산가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 확대를 겨냥하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글로벌 자산배분 운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액자산가의 경우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꾸준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을 추구하는 성격이 짙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다올운용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엔 그간의 펀드 성과가 자리잡고 있다. 2019년 설정한 다올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의 경우 매년 수익률을 쌓아 현 누적 수익률 20.2%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5개 판매사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이 펀드 순자산은 1100억원. 순자산이 1000억원대인 EMP 펀드는 현재 국내 3개에 불과하다.
다올운용은 지난해 6월 동양생명과 일임계약을 맺고 디폴트옵션 글로벌 자산배분 실적배당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그룹 산하 보험사의 경우 계열 운용사에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을 일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올운용의 경우 펀드 운용역량만을 바탕으로 타사 퇴직연금 적립금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들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에는 EMP 사모펀드를 출시키도 했다. 다올운용은 운용 7개월 만에 2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며 이목을 끄는 데 성공, 전문투자자 대상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외형 확대를 노리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사모 펀드 각축전…개별 매니저 시장 대응력 관건
IBK자산운용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MP 공모펀드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IBK플레인바닐라EMP 펀드 트랙레코드를 발판 삼아 ABL생명 등 변액보험 상품 일임을 맡고, 산재기금 하위운용사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낸 IBK운용 해외투자팀은 최근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설정했다.
종합 운용사 EMP 펀드 관련 조직 역시 공모펀드로 트랙레코드를 쌓은 뒤 다양한 일임 운용 계약으로 사업 행보를 넓힌 뒤 기관과 법인 투자 수요에 맞춰 사모펀드 비히클을 제공하는 식으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우리자산운용과 흥국자산운용 등 EMP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하우스들 역시 비슷한 사업 행보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사모 운용사들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그간 가치투자를 지향하며 주식형 펀드를 주로 운용해온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EMP 사모펀드를 론칭했는데, 운용사 자기자본을 굴려 일정 기간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기관과 법인 수익자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글로벌 EMP 펀드의 경우 글로벌 매크로 시장 분석과 해외 증시 및 종목 분석이 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시장 확대가 반드시 운용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매니저가 우리나라 시장에 충분한 지 반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과 법인들이 글로벌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중위험·중수익 포지션의 글로벌 EMP 펀드 수요가 나날이 커지는 건 맞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변동성 낮은 패시브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매니저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액티브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용사별 역량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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