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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평 리뷰]지역난방공사, 등급상향 '신의 한수' 미수금처리[에너지]⑦연료비 미정산액 '자산' 재분류 계기 흑자전환…'C→A' 2단계 조정

박동우 기자공개 2024-07-10 08:07:58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국 185만 세대를 대상으로 난방열과 전기 등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공기업이다. 지역난방공사 역시 한때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극적으로 수익성을 향상한 덕분에 경영평가 등급이 '보통(C)'에서 '우수(A)'로 2단계나 상향 조정됐다.

원료 미수금을 회계 처리한 조치가 성과를 관철하는데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 미정산액을 기존에는 비용으로 계상하면서 영업적자, 순손실을 겪었다. 하지만 회계기준원 질의·회신을 토대로 연료비 미정산 금액을 자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흑자 전환을 이뤄내는 토대를 마련했다.

◇회계정책 변경, 매출원가 절감 기여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우수(A)' 등급을 받았다. '보통(C)'으로 책정된 2022년과 비교하면 두 계단 오르는 성과를 구현했다. 정부가 지역난방공사의 경영 실적에 A 등급을 부여한 건 2021년 이래 2년 만이다.


수익성 지표 개선이 경평 등급의 상향 조정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47억원으로 2022년 4039억원 영업손실과 견줘보면 대규모 흑자로 바뀌었다.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1985년에 설립된 이래 단연 많은 금액이다. 1840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2022년과 달리 2023년에는 순이익 1994억원을 시현했다.

2022년 이래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료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역난방공사 경영진은 이익 실현을 촉진할 방안으로 '회계정책 변경'을 주목했다. 난방열 요금의 정산손익을 매출원가에서 덜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열요금 정산손익은 연간 발생한 연료비에서 요금 부과로 회수된 연료비를 차감한 금액이다. 요금을 토대로 나머지 연료비도 보전받을 수 있는 만큼 '미수금' 성격에 부합한다.


에너지 분야 공기업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도 일찌감치 연료비 미정산분을 자산으로 인식해 왔던 만큼 회계기준 변경은 한층 탄력을 받았다. 지역난방공사는 회계기준원에 열요금 정산손익 처리 방침을 둘러싼 질의를 했고 비용이 아닌 자산·부채로 처리해도 무방하다는 해석을 받아냈다.

요금으로 미처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되, 연료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소비자들에게서 요금을 징수한 경우 그 차액은 부채로 계상하는 내용이 골자다. 작년에 지역난방공사는 열요금 정산 미수금 4179억원을 기타유동자산(207억원)과 기타비유동자산(3972억원)으로 계상했다.

정산손익을 비용에서 제거한 조치는 매출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기여했다. 2023년 매출원가는 3조5402억원으로 2022년 4조4643억원과 견줘 20.7%(9241억원) 적은데 같은 기간 매출 저하 폭과 감소율을 능가했다. 지역난방공사의 연간 영업수익은 전력 수요 위축과 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 실시 여파가 복합 작용하면서 2022년 4조1730억원에서 3조9537억원으로 5.3%(2193억원) 줄었다.


◇"올해 영업현금 창출 증대…내년부터 차입금 점진 감소"

회계처리 방식 개편을 토대로 흑자 전환을 달성한 만큼 경영진의 관심사는 현금흐름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18억원 유출을 시현했는데 2001년(-143억원) 이래 22년 만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료비 미정산분을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현금 유출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작년에 지역난방공사는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으로 6785억원의 현금 유출을 인식했다. 여기에는 연료비 미정산액 계상에 따른 기타유동비금융자산 222억원과 기타비유동비금융자산 3972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연료비 미정산분 회계 처리에 따른 현금 유출이 불가피한 만큼 열·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료 도입가를 낮추거나 판매 단가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향상하는 과제가 중요해졌다.


다행히 올 들어 원료 구매가는 안정 추세로 접어들었다. 액화천연가스(LNG) 단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분기 평균 가격이 1N㎥당 1503원이었으나 올 1~3월에는 962원으로 36%(541원) 낮아졌다.

지난해 6월과 7월에 잇달아 열요금을 인상한 효과가 작용하면서 열 판매단가 역시 1G㎈당 9만6532원에서 10만7306원으로 11.2%(1만774원) 올랐다. 자연스레 2024년 1분기 영업현금은 2926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 -1187억원과 견줘 유입으로 전환됐다.

지역난방공사 재무처 관계자는 "과거 일시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영향으로 현금흐름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연료비가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연료비 미회수분이 요금에 반영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재무 여건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대구·충청 권역에 친환경 열병합발전소(CHP)를 조성한 영향으로 4조원대로 집계된 차입금이 올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영업활동을 토대로 현금을 창출하는 규모가 계속 늘고 있어, 이를 토대로 상환에 적극 나서면 내년부터 차입잔액이 점진적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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