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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 다변화' 호텔신라, 재무 구조 개선 총력 '제로 금리·할증·콜옵션' 발행 우위 조건 제시 눈길, 금융 비용 감축 추진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12 07:37:2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1991년 상장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 다변화를 꾀했다. 면세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선전하고 있는 호텔 사업을 바탕으로 발행사 우위의 조건도 확보했다.

특히 20여 년 전부터 쌓아둔 자사주를 영리하게 활용해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을 뿐 아니라 재무 부담까지 경감시키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로금리 EB발행해 금융사 채무 상환, 자사주 취득가 대비 수익 쏠쏠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213만5000주를 활용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다수의 회사채를 발행한 영향에 이번 교환사채의 회차가 75회로 표기되나 전자공시상 자사주를 활용해 EB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주당 가격은 6만2200원으로 발행 총 규모는 1327억9700만원이다. 다수의 헤지펀드 운용사와 증권사가 호텔신라의 EB 투자에 참여했으며 납입일은 7월 5일이다. 납입일 1주일 후인 7월 12일부터 교환청구가 가능하다.


그동안 호텔신라는 자사주 매입과 처분에 적극적이었던 곳은 아니다. 이번 EB 발행에 활용하는 물량도 2001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모아둔 물량이다. 2001년 주가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1주당 6119원에 120만주를 취득했다. 취득에 투입된 금액은 총 73억4300만원 규모다.

그동안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처분을 몇 차례 한 적은 있지만 현금화를 시킨 적은 없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 2016년 1주당 평균 6만7025원에 150만주를 추가 취득하며 213만5000주가 쌓여있었다. 두 번의 자기주식 취득에 투입된 총액을 실제 평균 취득가를 대입해 계산하면 1078억8100만원 규모다.

EB 발행이 완료되면 과거 자사주 취득 총액 대비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호텔신라가 자사주를 활용한 쏠쏠한 재테크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 자사주 카드를 꺼낸 것은 재무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코로나19' 기간 업황 악화에 따라 현금 창출력이 둔화되면서 외부 조달을 통해 운영 자금을 메울 수밖에 없었다. 회사채 발행 위주로 조달 활동을 펼쳤고 금융사를 대상으로 단기 차입금을 확보했다. 1분기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 30%를 훌쩍 넘는 59.6%다.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 3월 말까지 금융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149억원 수준이다. 차입금을 축소하면서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호텔신라의 과제로 떠올랐다.

EB발행으로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KB국민은행으로부터 연 4.65%로 차입한 1500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이자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교환가 할증·콜옵션 제시에도 투자자 관심, 성장 자신감 표출

호텔신라는 제로 금리뿐 아니라 현재 주가에 15%를 할증하면서 발행 우위 조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조건에도 투자자들이 호텔신라의 EB에 관심을 보인 것은 호텔업 회복에 따라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엑시트에 유리한 EB만의 고유한 특성도 딜의 매력을 높였다.

전환사채(CB)에 투자할 경우 발행 1년 경과 후 보통주로 전환해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 반면 EB는 전환청구를 위한 기간 요건이 없다. 호텔신라 EB도 발행 후 1주일 후부터 바로 교환이 가능하다. 교환청구 가능 기간도 2029년 6월 28일까지로 사실상 보유기간 언제든 보통주를 손에 쥐고 엑시트 할 수 있다.

통상 EB는 콜옵션을 걸지 않는다. 콜옵션 조건을 제시할 경우 주가에 프리미엄(할증)을 붙이지 않는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두 조건을 모두 넣어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3년 뒤 주가가 교환가의 10% 이상인 날이 특정 기간 유지될 경우 콜옵션 100%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발행 우위의 조건으로 딜을 진행하면서 호텔신라는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 업황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관련주들도 주가가 저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향후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할증 발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비용을 줄이는 노력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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