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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해외법인'을 움직이는 사람들]'K-두부'로 30년 이상 쌓은 성과, 흑자 고지가 보인다[총론]미국 법인 성장 덕 '해외 부문' 손실 빠르게 축소, 미·중·일 3대 빅마켓 공략 지속

정유현 기자공개 2024-09-09 07:39:04

[편집자주]

풀무원이 올해 해외 사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1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나선 지 약 33년 만이다. 해외에서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물류 효율화를 추진한 영향에 현금이 돌기 시작했다. 덕분에 적자폭을 빠르게 줄이며 연간 실적 '턴 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풀무원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해외 법인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물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1년 압구정동의 작은 채소가게로 시작한 풀무원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창업한지 10년 정도 밖에 안된 시기였다. 두부 불모지로 불리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후 중국, 일본, 베트남 지역으로 영역을 넓혔다. 30년이 넘게 우직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두부 분야에서만큼은 톱 티어(Top-tier)기업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진출 국가에 뿌리내리기 위해 경쟁력있는 기업을 인수하고 현지에 공장을 증설하는 등 외형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쳤다. 적자까지 감내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다 보니 풀무원의 해외 사업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에 대한 투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K푸드 열풍과 현지 공장 증설 효과가 더해지며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해외 부문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창립 40주년에 매출 4조원 돌파와 더불어 해외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해외부문 적자 27억대로, 현지 생산 체제 구축 효과 '빛'

풀무원은 현지에 생산 기지를 구축해 유통망을 넓히고 물류비를 줄여 수익을 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첫 해외 법인은 1991년 미국에 세운 풀무원 USA다. 1995년 LA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 후 현지 기업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웠다.

2010년 중국에도 법인을 세웠고 일본에서는 아사히코라는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틀을 마련했다. 미·중·일 지역에서 삼각편대를 구축한 후 2019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췄다.

30여 년간 해외 시장에 공을 들였지만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적자 지속에도 현지 투자는 필요했기에 외부 조달에 나서며 재무 상태도 악화됐다. 해외 사업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됐던 배경이다. 가장 비중이 큰 미국 법인의 실적 악화가 뼈아팠다. 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시기도 있었지만 연간으로는 해외 부문에서 2010년 이후 적자가 지속됐다. 10년간 쌓인 적자는 3500억원에 육박했다.


사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할 수 없던 구조였지만 '코로나19'는 풀무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안겨줬다. 미국에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두부뿐 아니라 아시안 누들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현지 생산 공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현지 거래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싼 물류비에 따른 수백억원대 적자도 감내했다. 동시에 현지 생산 시설 증설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물류비 부담이 줄어들며 적자폭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2022년 해외 부문의 영업적자는 455억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 221억원 규모로 줄었다. 현지 수요를 대응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춘 덕분이었다.

2024년 상반기에는 적자가 더 축소됐다. 미국 법인의 성장이 돋보였고 중국 법인에서도 성과를 보탰다. 2024년 상반기 해외 부문의 매출은 3051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27억6200만원이다. 약 1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2023년 상반기 대비 손실폭을 대폭 줄였다. 미국 동부 아이어 공장 라인 증설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사업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법인이 두부 제품에서 두 자리수 성장을 했다"며 "아시안 누들 현지 생산 본격화 및 생산량 증대로 인한 원가 개선을 통해 전체 해외사업 성장 및 수익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중국·일본·베트남' 사업 확장 지속, 현지 맞춤형 경영 강화

풀무원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화한 후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해외 법인에 대한 투자 등도 이사회를 통해 의사 결정이 진행되는데 각 지역마다 '믿을맨'을 선출해 현지에 맞는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법인은 2018년부터 조길수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9년 연속 1위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데 힘쓰고 있다.

두부 종주국인 중국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발로 뛰는 인물은 두진우 대표다. 두부뿐 아니라 파스타 제품 등 라인업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이케다 미오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체돼 있는 일본 두부 시장에서 단백질 건강 간식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두부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출범 초기 단계인 베트남 법인은 치즈간식 카테고리 기반의 호떡 만두, 치즈스틱 등 K 디저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의 수익 개선을 통해 전체 해외사업 이익개선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하반기에도 미·중·일 법인별 신제품 출시 및 유통채널 강화, 일부 제품 판가 인상 등 해외사업 수익 개선폭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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