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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SMR]'글로벌 시장 선도' 두산에너빌리티, 효과는③수출 홀로서기 가능, 미·아시아·동유럽 인기몰이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10 09:58:45

[편집자주]

'게임체인저'는 산업 참여자를 넘어 아예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신드롬을 일컫는다. 차세대 에너지로의 변화가 흐름이라면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탄소배출량은 낮고 효율은 높아 클린 에너지원의 필수요인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부호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상징성을 넘어 사업성도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일찌감치 SM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준비해둔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기업들의 SMR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과의 공조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자 노형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는 안전성이 검증된 메이저 플레이어사의 노형을 도입하는데 노형을 선택할 때는 가격 경쟁력 등 외에도 국가간 외교적 이해관계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 보고서를 통해 밝힌 것처럼 독자 기술력과 국산화율은 곧 해외 수출과 연결되는 키다. 국산화율이 낮아 해외의 기술을 따오면 수출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수출 자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SMR 수출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리한 이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조·단조 산업의 경쟁력이 고객 맞춤형 생산과 신기술 개발이라고 보고 이 분야에 천착해 왔다. 갖춰진 환경에 시장 상황도 좋다. 선진국은 인공지능(AI) 등의 데이터 센터 전력 시설로 SMR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SMR '열공' 중이다.

◇미국 물꼬 터준 뉴스케일파워

SMR 시장의 중심은 미국이다. 미국 등 선진 국가들이 SMR에 관심을 갖는 배경은 AI 데이터 센터 등의 미래 전력원으로 효용가치가 높아서다. 정보기술(IT)계의 거부인 빌게이츠가 뉴스케일의 라이벌인 테라파워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SMR은 소형 원자력 시스템인 만큼 내륙 설치가 가능해 활용도가 뛰어나다.

미국의 SMR 산업 양대산맥은 뉴스케일파워와 테라파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중 뉴스케일파워와 5년 전 맞손을 잡았다. 2019년 4월 소형원전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국내 투자자와 공동으로 지분 투자도 마쳤다. 총 투자금은 1억400만달러다. 뉴스케일파워의 소형원전 사업에 핵심 기자재를 공급해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뉴스케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뉴스케일
뉴스케일파워는 전세계에서 SMR 설계 인증을 가장 먼저 받은 기업이다.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를 2020년 통과했다. 사업화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SMR의 노형 제작성 검토 용역을 마무리짓는다.

미국 원전 수출 길이 열리며 같은 해 미국 TMI원전에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인 캐스크(Cask)를 판매했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수출 실적을 낸 셈이다. SMR의 또 다른 고객사도 맞았다. 2021년 9월 미국 에너지부 지원으로 SMR을 개발 중이던 엑스-에너지(X-energy)와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SMR 기기 제작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말 뉴스케일파워의 첫 SMR 프로젝트 주단조품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타발전소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비용 문제로 중단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조만간 뉴스케일파워의 프로젝트에 기자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한다. 뉴스케일파워가 짓는 37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조원 규모의 SMR 건설 프로젝트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튜브 등의 주기기를 납품하리라는 예상이다. 기대감이 부풀자 두산에너빌리티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급 일정은 미정이라는 취지의 공시를 내기도 했다.

◇SMR '열공' 중인 아시아·동유럽 국가들

두산에너빌리티의 또 다른 핵심 고객은 아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이다. 재생에너지 도입을 앞둔 곳들로 수주를 따내면 국가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와 이어진다. 주요 전력 기업 경영진부터 대통령까지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 방문해 SMR 제작 현장을 살펴봤다.

실제 수출은 중국에서 먼저 이뤄졌다. 중국 CTEC사와 협업해 중국 쉬다보원전에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주요 기재재인 지진자동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아시아·동유럽 국가들의 접촉이 더 활발해졌다. 4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방한해 창원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SMR 단조소재와 전용 설비를 시찰했다는 후문이다. 루마니아는 첫 SMR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 프로젝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오른쪽) 루마니아 대통령이 박지원(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과 SMR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필리핀에서는 최대 전력 기업 메랄코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지난달 말 역시 창원 본사를 찾았다. 건설이 중단된 필리핀 바탄 원전을 포함해 원자력과 SMR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메랄코는 필리핀 전체 전력의 55%를 공급하고 있어 향후 프로젝트 수주 시 높은 수익성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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