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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우리은행장, 하반기에도 '문책성 인사' 예외 없었다 자금시장·글로벌그룹장 이어 '100억 횡령' 방지 실패 준법감시인 전격 교체

최필우 기자공개 2024-07-09 12:39:1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사진)이 준법감시인을 교체하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드러난 100억원 규모 횡령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차원이다. 잇따른 금융사고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으려면 담당자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조 행장의 문책 인사는 분야를 막론하고 예외없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대규모 운용 손실에 책임이 있는 자금시장그룹장과 실적 부진을 초래한 글로벌그룹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바 있다. 조직에 만연한 온정주의를 떨쳐내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조직 문화를 만든다는 목표다.

◇'내부통제 시스템 설계' 지주 준범감시인 은행 이동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사를 통해 박구진 준법감시인 부행장을 교체했다. 박 부행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하는 형식을 갖췄으나 100억원 횡령 사태에 책임을 묻는 경질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부행장 사임 조치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대규모 횡령 사태가 2년 만에 반복되면서 내부통제 라인이 문책성 인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우리은행은 2022년 700억원 규모 횡령 사태 이후 대대적인 쇄신 조치를 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100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해 그간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박 부행장의 빈 자리는 지주 전재화 준법감시인 부사장이 대신한다. 전 부사장은 지난해 횡령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과 인사 체계를 재편하고 대언론 발표를 담당한 인물이다. 기존에는 지주에서 제도를 설계하는 업무를 담당했다면 이젠 은행 내부통제 실무를 진두지휘하는 임원이 된 것이다.

전 부사장도 내부통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셈이지만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준법감시인과 해당 영업본부장, 내부통제지점장에게만 인사 조치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 부사장이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주도해 온 만큼 보완책 마련에 적합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정주의 떨쳐내고 책임 강조

이번 준법감시인 교체까지 조 행장 체제에서만 세 번째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다. 조 행장은 지난해 자금시장그룹에서 1000억원 규모의 헤지 운용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 2024년 정기 인사에서 해당 임원을 교체했다. 지난 4월에는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글로벌그룹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반년 새 문책성 인사가 세 차례나 반복되면서 조 행장의 인사 원칙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행장은 조직 내에 만연한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원칙에 입각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드러내고 있다. 탁월한 성과에 분명한 보상을 하고 부진과 실패에 대해서는 단호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조 행장은 이번 인사로 다시 한번 조직 쇄신을 도모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통제 실패와 실적 부진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해 1년 반의 재직 기간을 부여받은 조 행장의 임기도 이제 반년 뿐이 남지 않았다. 조 행장이 취임 당시 선언한 '기업금융 명가 재건' 초석을 놓으려면 인사를 통한 분위기 일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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