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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공무원연금, '채권에서 대체투자' 성공적 무게추 이동대체투자 비중 10년간 두배 이상 증가, 높은 수익률 '달성'

남준우 기자공개 2024-07-24 08:29:1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9: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이하 공무원연금)의 10년간 투자 활동은 '채권에서 대체투자로의 무게추 이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채권 수익률을 메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대체투자 비중을 높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2018년과 2022년 정도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체투자의 경우 10년간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하방을 막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채권자산, 투자 비중 10년간 13%p 하락

자료 출처 : 공무원연금공단 홈페이지

공무원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모든 운용자산에 대한 금액과 수익률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전기간 자료들도 다른 연기금들과 달리 별도의 탭을 통해 모두 열람 가능하도록 공개해놓은 상태다.

해당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공무원연금공단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채권 비중은 낮추고 대체투자 비중은 높여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투자자산(3조8938억원) 가운데 49%에 해당하는 1조9095억원이 채권 자산이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채권 투자가 국내에 집중되어 있었다. 1조9095억원 가운데 해외 채권투자 규모는 688억원에 불과했다. 10년이 지난 2023년 채권 자산 규모는 2조4377억원으로 전체 투자자산(6조6995억원)의 36%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대체투자 비중은 두 배 이상 뛰었다. 2014년에는 5995억원으로 전체 투자자산의 15%에 불과했다. 2023년 대체투자 규모는 2조1659억원으로 전체 투자자산의 32%를 차지했다.

주식은 주요 투자자산 가운데 비교적 변동이 적었다. 2014년 주식 투자 규모는 총 1조3848억원으로 전체 투자자산의 36% 수준이었다. 2023년에는 2조999억원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국내 직접투자와 해외 주식 투자 등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채권 수익률, 2008 글로벌 금융위기로 하락세

자료 출처 : 공무원연금공단 홈페이지

공무원연금이 이같은 선택을 한 기저에는 채권 수익률 하락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10%에 육박하던 채권 수익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국채에 대한 엄청난 수요는 장기물로도 이어졌다. 2008년 말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까지 내려간 상황이었다. 2008년 이후 공무원연금의 채권 수익률이 대부분 3~5%에 머물렀던 이유다. 특히 2017년에는 채권 수익률이 0.8%에 불과했다.

퇴직 공무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 급여가 현직 공무원들이 내는 보험료를 넘어선 상황이었다. 정부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급여를 지급하려면 유동성과 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다.

공무원연금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다만 처음부터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PEF) 등의 자산을 늘릴 수는 없었다. 이들 자산은 보통 만기가 10년이라 기금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는 공무원연금의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공무원연금은 초반에는 펀드 지분을 사고파는 세컨더리 투자에 집중했다. 만기가 끝나기 전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펀드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후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는 PEF 출자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대체투자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설립 이후 첫 해외 바이아웃·그로스 펀드 출자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이 낮아진 공백을 대체투자가 메워주며 최근 10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2014년 이후 대체적으로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했던 2018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대체투자 수익률이 받춰주는 상황에서 전체 투자자산 수익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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