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엔티그 활용 '비만·당뇨 드라이브' 프로젠, 첫 임상 2상 진입PG-102 파이프라인, 임상 1상 올해 완료 예정 빠르게 후속 대응…조기 기술수출 추진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12 09:48:30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 프로젠이 첫 단독 임상 2상에 진입한다. 물질은 GLP-1 및 GLP-2 이중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비만·당뇨 치료제 PG-102다. 대부분의 매출을 기술수출에 의존하는 바이오텍인 만큼 발빠른 임상을 통해 기술수출 시기를 앞당긴다는 목표다.◇임상1상 진행 중 임상2상 IND 승인 확보
프로젠은 이달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G-102의 국내 임상 2상 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 제2형 당뇨병 환자와 비만 시험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하는 연구다. 이중맹검, 가짜약(위약) 대조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상기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PG-102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2(GLP-2) 이중 작용제다. 프로젠의 다중 표적 융합 단백질 플랫폼 '엔티그'(NTIG®)를 적용했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하면 분비돼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크레틴 호르몬 중 하나다. 체내에서 쉽게 분해돼 지속적인 효과 유지가 어렵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GLP-1 유사체로 체내에서 꾸준히 효과를 나타낸다. GLP-2는 장 기능 개선과 지방조직의 당 흡수 촉진, 만성 염증 제어 등의 효능을 보이는 호르몬이다.
프로젠의 임상 2상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공동연구를 통해 일부 물질의 임상 2상 지원을 한 적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추진한 건 처음이다.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상 IND 승인을 받았다는 점은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가장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L/O)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임상 1상이 안정성 측정이 주된 목표라면 임상 2상은 대조약 대비 실제 효과를 입증하는데 집중돼 있다. 2상 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기술이전 거래에 유리하다.
김종균 프로젠 대표는 "이번 임상 2상은 위조약 및 기존 치료제 대비 유효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단계"라며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통해 ‘PG-102’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의 잠재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자금조달 능력…기술수출 앞당겨야
프로젠이 발 빠르게 임상 2상에 돌입한 건 기술수출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지에서다.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으로부터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받고 있지만 보유 자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부담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프로젠이 보유한 현금은 24억원이다. 올해 2월 유상증자를 통해 97억원을 수혈받은 것을 감안하면 최대 12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50억원 이상의 R&D 자금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넉넉한 수준은 아니다. 프로젠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R&D 비용으로 52억원과 57억원을 지출했다. 추가 임상을 위해선 추가 자금확보가 절실하다.
매출 확보를 통한 자금 마련은 묘연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11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손실액은 103억원에 달했다. 주된 매출은 신약개발 기술이전, 바이오의학 제품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대규모 매출을 일으키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임상 2상을 위한 글로벌 펀딩 계획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프로젠은 20여개 기관과 IR을 돌며 2000만달러, 우리돈 약 28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경하 프로젠 CFO는 "20여개 이상 해외기관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며 "안정적인 임상자금 마련을 위해 조만간 펀딩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LP-1 비만약 6년 내 140조 시장 가능성…국내사도 각축전
GLP-1 계열의 비만·당뇨치료제는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표적인 약품으론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이 꼽힌다.
국내 제약사 역시 관련 임상이 진행중이다. 가장 앞서있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올해부터 GLP-1 작용제 기전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MASH 치료제 'DD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약물'로 지정 받은 DD01는 GLP-1과 GCG를 타겟하는 이중 작용제로 개발하고 있는 약물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개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LP-1 계열의 비만·당뇨치료제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약물로 시장 성장 기대감도 크다"며 "매출 확보가 필요한 프로젠 입장에선 빠르게 임상 2상에 돌입해 향후 기술수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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