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톺아보기] 포스코기술투자, 평균 IRR 12%…LP 믿음 장착⑤2013년 '에너지 투자'로 NPS 첫 인연…2010년부터 모태펀드·성장금융 출자 이어져
이채원 기자공개 2024-07-25 08:05:07
[편집자주]
1997년 설립된 포스코기술투자가 써내려온 역사는 CVC의 모범 사례다. 벤처캐피탈(VC)을 통해 창업생태계에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던 포스코의 의도에 걸맞게 약 30년 간 유망 벤처기업 발굴에 힘썼다. 최근 포스코기술투자는 정체성에 변화를 줬다. 포스코가 철강회사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체제 개편함에 따라 포스코기술투자 역시 지주사형 CVC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기술투자 역시 친환경 사회 구현에 기여하는(Investment, Greening future) 투자전문회사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포스코기술투자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그룹의 CVC로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에 두각을 드러내왔다.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전기기업체(LS산전, 효성, 현대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펀드를 조성하고 다수 유망 기업을 발굴했다.하우스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수 출자자(LP)의 신뢰를 얻으며 벤처투자시장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국민연금,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등 벤처금융 시장에서 상징성이 있는 정책자금과 연기금은 물론 SK그룹, 삼성그룹, 금융기관을 포함한 민간의 출자도 이어졌다.
출자자들은 포스코기술투자에 대해 모기업 포스코가 보유한 신성장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CVC의 장점을 살린 하우스라고 평가한다. 지주사형 CVC로 전환한 하우스는 미래 신성장 분야에 투자해 그룹의 신사업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향후에도 모회사와 연계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밸류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모태펀드·성장금융부터 증권사·공기업까지 LP 신뢰↑…에너지 투자 존재감
하우스는 포스코의 후광에 힘입어 2006년부터 신재생 분야에 투자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2006년 정부와 한전 등 11개 전력공기업과 중전기기업체(LS산전, 효성, 현대중공업) 등으로부터 출자 받아 포스텍전력전기펀드(285억원)를 결성했다. 이 펀드로 2008년 국내 태양광 인버터 생산기업인 다쓰테크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고, 투자 5년 만에 원금의 3배를 회수했다.
한국전력은 2015년에도 하우스와 손잡고 신에너지 사업 분야에 투자하는 포스코에너지밸리전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포스코에너지밸리전문투자조합은 250억원 규모로, 한국전력이 200억원, 포스코기술투자가 50억원을 출자했다.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하우스에 LP로 참여한 펀드도 에너지 투자를 위한 사모펀드(PEF)였다. 2013년 포스코기술투자는 국민연금과 포스코 등의 지원을 받아 6555억원 규모 이큐피포스코글로벌제1호해외자원개발PEF를 결성했다. 이 펀드로 캐나다 철광석 생산업체 '아르셀로미탈마인스캐나다(ArcelorMittal Mines Canada, AMMC)'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2020년에도 원자력 분야와 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하는 에너지혁신성장펀드1호를 결성하는 등 에너지 투자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에너지혁신성장펀드1호는 한국수력원자력이 180억원, 포스코기술투자가 45억원, 기업은행이 20억원을 출자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1997년부터 현재까지 차곡차곡 트랙레코드를 쌓아오며 베테랑 VC로 자리하고 있다. 하우스는 포스코 계열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1999년 12월 90억원 규모 포스텍벤처펀드 1호 투자조합, 2000년에는 100억원 규모 포스텍벤처펀드 2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2001년 5월 결성한 55억원 규모 포항벤처투자조합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은행이 LP로 참여했다.
하우스는 2004년 창업투자사에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술사)로 전환하며 이들 펀드를 조기 청산했다. 만기보다 먼저 청산했음에도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포스텍벤처펀드 1호 투자조합으로는 일반투자자에게 원금을 분배했고 포스텍벤처펀드 2호 투자조합은 IRR 4.88%, 멀티플 1.23배, 포항벤처투자조합으로는 1.02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포스텍초기기업펀드(100억원)와 포스코패밀리전략펀드(800억원)를 결성하며 활발한 펀드레이징을 이어갔다. 특히 포스텍초기기업펀드로 모태펀드와 첫 LP 인연을 맺었다. 포스텍초기기업펀드에는 포스코기술투자와 포항공과대학교가 각각 10억원을 출자했고 모태펀드가 65억원의 자금을 댔다. 포스코패밀리전략펀드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특수강, 포스코켐텍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2010년대에는 PEF 결성을 활발히 이어갔다. 2012년 한화·KB금융과 컨소시엄을 이뤄 2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PEF를 결성했다. 포스코와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에서 대규모 출자했다. 2013년에는 모태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미래창조포스코초기기업펀드와 포스코사회적기업펀드를 결성했다. 포스코사회적기업펀드에는 모태펀드 이외에도 SK그룹, 삼성그룹 재단 등 민간기업이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모태펀드의 하우스 신뢰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4년 모태펀드로부터 출자 받아 포스코여성전문투자조합과 포스코아이디벤처스성장사다리IP펀드를 결성했다. 한국성장금융은 포스코아이디벤처스성장사다리IP펀드에 LP로 참여하면서 하우스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듬해 포스코기술투자는 성장금융이 앵커 LP로 참여한 성장사다리포스코 K-Growth글로벌펀드를 결성했고 다수 캐피탈 및 자산운용사로부터 출자금을 모아 2015포스코신기술2호투자조합을 내놨다.
하우스는 2016년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펀드를 결성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모태펀드가 LP로 참여한 포스코문화융합콘텐츠펀드, 캐피탈사 및 증권사가 출자자로 들어온 2016 포스코플루터스신기술투자조합, 포스코플루터스프로젝트투자조합, 포스코플루터스바이오투자조합 등이 그것이다.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농식품 섹터를 타깃으로 삼으며 포스코농식품수출투자조합도 결성했다. 이 조합은 100억원 규모이며 농금원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우스는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받아 결성한 펀드가 6개에 달했다. 농금원과의 인연도 이어지며 포스코-엔에스씨수산투자조합을 결성했고 공제회 및 연금재단, 금융회사들의 지원을 받아 피씨씨센트로이드신기술제1호투자조합, 피씨씨소프트웨어신기술제2호투자조합, 피씨씨소프트웨어신기술제1호투자조합 등 다수 프로젝트펀드도 결성했다.
2019년 기준 하우스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7.11%, 멀티플은 1.48배에 달했다. 통상 VC들의 평균 IRR이 7%대라고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따라서 2020년대에도 미래에셋캐피탈, 하나증권, 동양생명, 기업은행 등 민간 LP를 비롯해 한국성장금융, 모태펀드 등의 출자가 이어졌다.
2020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9개 펀드를 결성했다. 피씨씨-KAI 세컨더리 1호 신기술투자조합, 씨앤피씨씨신기술제1호투자조합, 2020 포스코-무림 바이오 신기술 투자조합 등 프로젝트펀드 결성이 활발했다.
이후 농림수산식품투자모태조합, 기업은행으로부터 출자 받은 하이브리드ESG세컨더리펀드제일호, 모태펀드와 문배철강이 LP로 참여한 포스코 부산 지역뉴딜 벤처투자조합, 한국성장금융과 포스코홀딩스가 참여한 포스코 사회투자펀드 등을 결성했다. 지난해에도 한국성장금융의 출자가 이어졌다. 하우스에서 300억원, 성장금융에서 200억원을 출자한 기술혁신전문 에너지 해외진출펀드를 결성했다.
◇LP확대 비결은 우수 수익률·포스코 연대…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업·해외진출 도와
지난 6월 말 기준 하우스의 벤처조합 청산 실적은 IRR 11.87%, 멀티플 1.43배다. 하우스는 우수한 펀드 수익률을 자랑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망한 딜을 발굴하고 투자 기업의 밸류업까지 돕는다는 점에서 LP의 신뢰를 얻었다.
주요 LP 관계자는 “포스코기술투자는 모기업 포스코가 보유한 신성장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CVC의 장점을 살려 펀드에서 모기업 및 계열사를 통해 투자한 기업의 밸류업을 돕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준은 하우스가 밸류업을 도운 대표적인 사례다. 포스코기술투자는 2019년 8월 2차전지 소재 열처리 솔루션 기업 원준에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2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당시 국내 2차전지 음극재·양극재 생산 기업들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소성로를 공급받았다. 일본 소성로 기업의 사후관리(AS)에서 문제점이 발생하자 국내에서 핵심 생산 장비 기술을 갖춘 원준이 주목받았다.
자금을 수혈한 원준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했다. 중국과 독일, 미국, 폴란드에 차례대로 법인을 설립했다. 포스코와 LG화학, 에코프로비엠 등 탄탄한 고객사와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원준은 2021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하우스는 원준 투자로 약 3.4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하우스는 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지주사형 CVC로 전환한 만큼 향후 포스코그룹과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원준과 같은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복안이다. 하우스에서 투자한 기업 중 2~3곳을 선정해 포스코 계열사를 연결하고 맞춤 밸류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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