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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시장 '치매' 개화 길목에 서다]세번째 약물 '근본치료제'의 등장, 수십조 시장이 움직인다[총론]①아두헬름→레켐비→키썬라까지, 전망치 낮아졌지만 '전·후방산업 형성' 관건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26 09:00:49

[편집자주]

인류 건강 최대 난제인 치매. 일라이릴리가 3번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썬라를 상업화 하면서 다시 한번 치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대표되는 치매 치료 '옵션'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 미완의 과제다. 더 많은 기업들의 공조 그리고 경쟁이 필요하다. 근본 치료 외 예방과 사후관리 등 시장의 '판'을 깨는 옵션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혁신신약 개발 기대주부터 진단과 사후 관리를 포함한 '치매 치료 전주기'를 노리는 기업들까지 더벨이 치매 시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아두헬름, 2023년 레켐비 그리고 2024년 키썬라까지. 불과 수 년 전 치료 옵션 자체가 없던 알츠하이머 영역에서 3개의 상업화된 치료제가 등장했다.

연이은 '근본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제의 효용보다는 '치매 치료제 시장'의 개화 여부에 집중한다. 물론 아두헬름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이 '연 100조원 시장'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진 않는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초창기와 같은 상황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여전히 더 많은 경쟁약이 등장하고 부대 산업이 뒷받침이 돼야만 시장확장 그리고 개화를 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렴한 장기복용 VS 비싼 18개월, 부작용보다 '효용' 방점

릴라이릴리가 최근 상업화에 성공한 3번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썬라는 사실 효능보다는 '편의' 개선에 무게를 둔 치료제다. 2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맞는 레켐비와 비교해 텀을 2배(4주)로 늘렸다. 또 특정 기한이 지나면 투약이 완료된다는 장점이 있다.

세부적으로 키썬라는 위약군 대비 인지능력과 일상생활 능력 감소는 35% 늦추고 질환 다음 단계 진행 위험은 39% 낮췄다.


인허가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아두헬름과 달리 키썬라는 FDA 자문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 승인 지지를 얻었다. 약물의 최종 승인과 연착륙에 있어 FDA 외부 자문위원회의 판단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서 FDA 인허가 문턱을 넘은 레켐비도 키썬라와 마찬가지로 자문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두 제품 모두 아밀로이드 관련 혈관병증(ARIA) 부작용 이슈를 풀지 못했다. 그럼에도 업계와 시장 그리고 인류는 현재로선 두 치료제의 효능에 기대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진 FDA 자문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무리한 출시를 강행했다가 시장의 뒤안길로 사라진 아두헬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레켐비 역시 인지개선 정도는 대동소이하다. 이들 약물은 '용법'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레켐비는 장기복용을 전제한다. 투약 횟수가 키썬라보다 많은 대신 연간 보험 약가는 2만6500달러로 투약 완료까지 18개월을 소요하는 키썬라 치료비용 4만8696달러의 절반 수준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이들 약물의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 처방 현장의 '치료 옵션'이 풍부해졌다는 데 방점을 찍는 이유다. 애초에 알츠하이머병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약물이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여기에 '쓰임새'까지 다른 점도 이런 전망을 지탱한다.

◇여전히 처방 범위·환자군 아쉽지만 '첫 치매 치료 옵션 형성' 주목

비어 있던 치매 근본치료제 시장이 갑자기 풍성해진 것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이제 개화를 앞두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급속도의 팽창을 위한 선제적 포석, 부대산업이 필요하다.

미국 일라이 릴리가 내놓은 '도나네맙(키썬라·왼쪽)'과,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가 내놓은 '레켐비(오른쪽)'./일라이 릴리, 에자이
왼쪽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 오른쪽은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가 내놓은 '레켐비'

먼저 두 치료제가 모두 부작용을 지적받은만큼 처방을 위해선 이를 환자별로 확인할 '사전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대중적으로 쓰는 ARIA 진단 기법은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다. 그러나 두 치료제가 처음 출시된 미국 현지에서 PET 스캔을 하려면 한 번의 촬영(원샷) 당 수백만원을 써야 한다.

두 약물 모두 투여하는 중간중간 단계마다 안전성 확인을 이유로 처방 현장에서 PET 스캔을 반드시 요구한다. 앞서 공보험을 적용받고도 연간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약가를 함께 고려하면 아직까지 이들이 시장 문턱을 넘어 수 년 안에 처방 현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여전히 '치료' 관점에서 근본치료제가 등장할 여지가 많은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전체 치매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은 50%를 넘는 지배적 질환이다.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의 십중팔구는 '혈관성 치매' 또는 '루이소체' 등 또 다른 치매 즉 복합질환을 앓거나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레켐비와 키썬라 모두 치매 가운데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만을 타깃한다. 두 약물 모두 앞서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 그러나 투약 코호트(모집 환자군)를 초기 환자 특히 경증 알츠하이머병만 앓는 환자로 특정했다.

◇시장규모 100조→20조→3조 축소? "전후방시장 형성이 판도 바꾼다"

업계에선 아두헬름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이 100조원 시장이 눈앞에 왔다는 낙관론을 제시하진 않는다. 대신 개화가 확정된 미지의 시장을 두고 보수적이나 '상호보완' 측면을 살펴보면서 한층 확실하고 정교한 전망치를 내놓는다. 이는 과거와 달리 한층 면밀한 시장 분석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보면 의미있는 변화다.

세부적으로 시장과 글로벌 리서치 기업에서 추정하는 2030년 기준 키썬라 연간 추정 매출액은 15억달러로 한화 약 2조원 규모다. 레켐비가 2030년 만개했을 때의 전망치 약 20억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 약물은 현재 처방대상인 중증 환자가 아닌 또 다른 시장으로 처방 범위를 확대할 여력이 있다. 레켐비와 키썬라의 데이터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영역'에서 더 큰 유효성을 보였다. 경도인지장애 역시 진단이나 처방 상황을 놓고 살펴볼 때 치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개척 영역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토르'로 잘 알려진 크리스 헴즈워스가 치매를 유발하는 APOE4 유전자 비율이 높단 이유로 배우 활동을 접은 것으로도 치매라는 미지의 영역이 주는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뒷받침한다"며 "그럼에도 더 좋은 치료제와 조기 알츠하이머 및 경도인지장애를 조기 진단하는 기술은 나올 거고 지금은 막 시장 개화기의 길목에 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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