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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부실 PF 구조조정 순항…대주단과 공감대 확대 26일까지 PF 사업성 평가결과 제출…'부실 우려' 사업장은 6개월 내 구조조정

김보겸 기자공개 2024-07-29 12:38:1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술대에 오른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작업이 중·후순위 대주단의 반발에도 순항 중이다. 금융 당국은 강경한 입장이다. 손실 확정을 회피하는 건설사 및 금융회사들이 부실 사업장 정리를 미뤄 온만큼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부실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정하는 데 있어 우선권을 갖는 선순위 대주단을 중심으로 금감원 방침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까지 금융기관들의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받는다. PF를 주관한 증권사 등 대리금융기관에서 참고할 자료를 작성해 대주단에 제공하면 대주단이 최종적으로 사업성을 평가해 금감원에 제출한다.

앞서 지난 11일 금감원은 신용협동조합과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 등 대주단에 대해 현장 및 서면검사에 나섰다. 26일 취합을 마무리한 뒤 최종 등급이 하위 2단계(유의·부실 우려)에 해당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이행계획을 내달 9일까지 받는다.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 또는 자율매각을, '부실 우려' 등급은 상각 또는 경·공매를 추진한다.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더 이상 부실 사업장 정리를 자율에만 맡겨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간 금융당국은 레고랜드 사태를 겪으며 부동산PF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지에 대해선 자율적으로 경·공매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동산PF 업황이 좋아지길 기다리는 건설사와 대주들이 "헐값에 사업장을 내놓을 수 없다"며 버티기를 고집하고 있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지난 5월 금감원이 발표한 PF 사업장 평가 기준 마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어떤 사업장이 부실이 있고 어디는 사업성이 있는지 명확하게 따지지 않다 보니 투자도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반면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쪽은 부동산 경기가 떨어졌다가 오르면 모두 회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붙들고 있어 시장 작동이 멈췄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금감원이 부실PF 정리에 있어 총대를 메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실제 경·공매 대상이 되는 부실 사업장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하더라도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가 전혀 없다"며 "레고랜드 사태 이후 2년여의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실제 건설사와 금융기관에 미칠 여파는 치명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주단이 제출한 사업성 평가가 얼마나 공통적인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 사업장에 들어간 대주단이 여럿인 만큼 이들이 한 목소리로 부실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사업장은 6개월 이내에 구조조정 시킨다는 방침이다.

여전업계에선 사업성 평가 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대부분 캐피탈사는 각각의 사업장에 대해 체크리스트 평가와 종합점수를 매기고 사업단계별 대응 가이드라인에 따른 사업성 평가를 마친 상태다. 하위 2단계에 속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재구조화 또는 경·공매에 나설지를 조율 중이다.

주목되는 것은 선순위 대주단을 중심으로 금감원의 부실PF 정리 방침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선순위는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부실 사업장 처리 방식에 있어서도 우선권을 갖고 있어 금감원 부실PF 구조조정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기 연장과 공매 진행 등 주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투자금의 4분의 3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선순위 대주단의 투자규모가 큰 만큼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순위로 부동산PF에 참여하고 있는 한 캐피탈사 고위 관계자는 "아무도 손해보지 않고 정상화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부실PF 사업장을 청산하지 않으면 정부당국이 금리인하 시점을 못 잡을 뿐더러 경기 부양책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부실PF 구조조정을 통해 멈춰버린 시장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처음에 경·공매로 시장에 나오는 사업장은 분명 싼 가격에 팔릴 것이며 누군가가 싸게 산다는 건 사업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라며 "본PF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쳐야 매매가 회복되며 시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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