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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계열사만 50여곳' 내부거래위원회 새로 꾸렸다 5월 27일 이사진 전원 찬성으로 위원회 신설 가결, ESG 경영 강화 차원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19 08:59:3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쳐온 HLB그룹은 계열사만 50여곳에 달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그에 맞는 '격'을 갖추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내부거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16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LB는 5월 말께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5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및 규정 제정의 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10명 이사진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이끄는 위원장은 최규준 사외이사다. 중앙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최 이사는 한국IR협의회 부회장 등을 거쳐 2019년 HLB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외 골드만삭스 홍콩 IB투자금융본부 출신 신동기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 설인배 사외이사가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HLB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건 급격하게 불어난 그룹 체격에 맞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구명정 제조 회사로 시작해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HLB의 그간 성장 전략은 공격적인 M&A에 초점이 맞춰졌다. 6월 말 기준 HLB그룹이 보유한 상장사는 9곳, 비상장사는 41곳으로 집계됐다.

HLB의 특수관계자 자금거래 내역을 보면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제약 등이 거래를 주고받고 있는 데다 계열사 간 출자나 대여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내부거래 증가에 따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별도 위원회를 꾸린 걸로 해석된다.

실제 내부거래위원회는 위원회 신설 한달 만인 6월 14일 '관계사 금전대여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관계사 HLB생명과학에 운영 자금 목적으로 280억원을 단기대여하는 게 골자였다. 이는 내부거래위원회 위원 만장일치로 통과해 6월 25일 대여 거래가 진행됐다.

일각에선 HLB그룹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EGS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이 통과됐다. 상장예비심사 절차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하지만 자체개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지연된 데 따라 코스피 이전 작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FDA 최종 승인 이후에나 기업 가치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판단, 당장은 이전 작업에 서두르진 않겠다는 게 HLB 측 입장이다.

HLB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 내부거래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면서 "앞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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