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늘상 임원진에게 되묻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문제는 뭔데?" 거목의 뒤를 이은 후임자에게는 세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런 그의 리더십이 지닌 색깔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문제점을 묻는 윤 사장은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하우스 전반의 모든 이슈에 직접 관여하는 방향으로 지휘봉을 쥐려는 게 아니다.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결정권자만 해결할 수 있는 난맥을 뚫어주려는 시도다. 사내 곳곳에 위치한 인력이 활력을 얻고 아이디어 구체화와 비즈니스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WM 파트가 꼽힌다. 윤 사장은 정통 IB맨이지만 NH증권의 신임 수장으로서 리테일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 IB와 홀세일, 트레이딩 등은 언제나 최상위권을 고수하고 있지만 WM의 입지는 아직 선두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이 사업별 장벽없이 융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기에 WM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간 일선 PB 가운데 본사에서 선택하는 상품이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는 불만을 가진 인사가 많았다. 이제 자산가마다 웬만한 전문가 수준의 투자 식견을 갖고 있는데 시장 흐름에서 어긋난 상품이 가판대에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의견을 전달받은 윤 사장은 상품 파트가 현장의 시각에 무게를 두도록 지시했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게 숙명인 고위 임원에게도 먼저 다가서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건 업무상 애로사항이 뒤따르는 일이다. 사장으로서 처리할 수 있는 고충이 있는지 빈번하게 확인하고 있다. 이런 공감과 소통의 행보는 직접 마주하는 인사는 물론 조직원 전반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밖에 없다.
정영채 전 사장은 증권업의 전 영역에 통달한 달인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각 파트의 임원진에게 언제나 챌린지를 안겼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면서 만족할 수 있는 피드백을 받기를 원했다. 전임 사장과 대면할 때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긴장감이 흘렀다면 윤 사장과 조우할 때는 허심탄회하게 속 얘기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사람마다 개성과 자질이 천차만별이듯 리더십의 유형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더 나은 리더십이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다만 기업의 생애주기와 시장 여건, 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라 그 시점에 더 적합한 리더십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실적으로 드러난다.
윤 사장은 업무상 난제를 느긋하게 들으면서 적당한 코멘트를 남기지 않는다. "그 문제를 내가 풀어줄게"라는 스탠스로 다가온다. NH증권은 거인의 퇴장에 따라 리더십의 부재가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리더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속도가 사내 안팎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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