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후계구도' 조아제약, 엇갈린 '형제경영' 성적표 차남 맡은 국내영업 부진에 총 매출 6% 감소, 장남 맡은 해외 수출은 52.9% 증가
이기욱 기자공개 2024-08-26 08:31:4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아제약은 창업주인 조원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가운데 장남과 차남이 각자 대표이사로 각각 해외와 국내 사업을 맡아 경영하고 있다. 사실상 지분은 물론 경영승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누가 조 회장을 이을 후계자가 될지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다.하지만 최근 두 각자대표의 성적표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윤곽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장남이 맡은 해외사업 부문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반등 흐름을 보인 반면 차남의 국내 영업 부문은 주력 제품 부진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10년째 장차남 각자대표 체제, 국내 영업 우세 속 해외 사업 반등
조아제약은 창업주 조 회장의 장남 조성환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04년까지만 해도 장남으로 경영승계가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0년 뒤인 2014년 조 회장의 차남 조성배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장남 조 부회장이 해외 및 R&D 사업을 맡고 차남 조 사장이 국내 영업을 맡는 방식으로 경영구도가 이원화 됐다. 당시 구축된 '형제경영' 체제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아직 조 회장의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누가 조아제약의 단독 지배자가 될 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조 회장은 지분 11.3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만 84세인 그는 더이상 경영에 참여키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영은 당연하고 지분까지 넘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 부회장의 지분은 6.11%, 조 사장은 2.56%를 보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직급과 지분율에서 장남이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형제 경영은 미묘한 경쟁관계에 놓인 듯 보였다. 자연스레 두 경영주출의 사업 부문별 실적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동안은 규모가 큰 국내 영업이 더 많이 조명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기준 조아제약의 내수 매출은 466억원으로 해외 매출 66억원 대비 7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조 부회장이 맡고 있는 해외 부문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한데 반해 조 사장이 맡은 국내 영업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 입장에선 후계자로서의 성과 입증을 자랑할 만한 상황이 됐다.
올해 상반기 조아제약의 내수 매출은 총 201억원으로 지난해 224억원 대비 10.3% 줄어들었다. 반면 해외수출 매출은 17억원에서 26억원으로 52.9% 증가했다.
국내 영업 부진으로 인해 전체 매출 역시 지난해 324억원에서 305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어린이 건강음료 '잘크톤'의 매출이 34억원에서 22억원으로 34%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잘크톤이 차지하는 비중도 10.6%에서 7.6%로 3%포인트 축소됐다. 그밖에 조혈영양제 '훼마틴군'과 근육통치료 파스의 매출도 각각 17.7%, 22.9%씩 감소했다.
◇연구·개발비 줄이고 광고·판촉비 확대…비용효율성 악화
하지만 조아제약 전체적으로는 오랜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9억원 순손실 대비 적자가 대폭 늘었다. 영업적자 규모도 8억원에서 35억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됐다.
매출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 자체도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 매출원가는 193억원에서 199억원으로 오히려 3.1% 늘어났다. 자연스레 매출총이익은 131억원에서 106억원으로 19.3% 감소했고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원가율도 59.59%에서 65.29로 5.7%포인트 악화됐다.
비용 효율성 역시 나빠졌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경상연구개발비 등을 줄이고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등을 늘리며 영업 확대에 힘을 쏟았지만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상반기 판매비 및 관리비는 1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39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이 중 급여는 6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억원가량 줄었고 복리후생비도 약 1억원 감소했다. 경상연구개발비는 9억원에서 7억원으로 2억원 감소했다. 광고선전비는 3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 판매촉진비도 올해 7000만원 발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FSN 계열 애드쿠아, KODAF 2024 단독 그랑프리 수상
- [thebell interview]"시지메드텍, 치과 임플란트 본격화 위한 M&A 추진"
- [Company Watch]'시지메드텍 인수' 시지바이오, 재생의료 퍼즐 완성
-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체제' 유지에도 드러난 변화의지
- '삼성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 전성기 계속될까
- [thebell interview]토모큐브 "非 바이오 빠른 성과, 확장성 입증한 첫 계약"
- '반도체 패키지 접합' 아큐레이저, 시리즈A 유치 '순항'
- [VC 투자기업]'클라우드' 아콘소프트, 시리즈A2 10억 유치 '완료'
- [VC 투자기업]'로봇 모빌리티' 서울다이나믹스, 글로벌 시장 '노크'
- [VC 투자기업]‘테이블오더 시스템’ 메뉴톡, 미국법인 설립한다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체제' 유지에도 드러난 변화의지
- 동국제약,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 벌크업…수익성 개선도
- 아리바이오, 치매신약만 있다? '저주파 기기' 가능성 확인
- 삼성바이오로직스, 10년만에 CFO 교체…전자출신 '유승호'
- 위기의 롯데, 의외의 확장 계열사 '의료'…보바스병원 주목
- 제테마 '더톡신주' 국내 허가, 이르면 내년 3월 시판
- 아시아 '광폭 행보' 프리시젼바이오, 목표는 내년 흑자전환
- 광동제약, 매출 늘어도 원가탓 '수익성 고심' 다각화 승부수
- [1203 비상계엄 후폭풍]혹한기에 정세불안까지 덮쳤지만, 바이오텍 IPO 일정 강행
- 셀비온 'Lu-177-DGUL' 환자늘어도 ORR 개선, 상업화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