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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셀트리온, 이사회 복귀한 서정진 '여전한 영향력'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업공신 김태한→외부전문가 존림 체제 연착륙

최은수 기자공개 2024-09-04 08:31: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0: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 양대산맥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이사회는 상이하다. 셀트리온은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업공신이 물러난 후 이사회 내부 전열이 다소 바뀌었다.

서 회장은 용퇴를 번복하고 일선에서 오너 2세 경영과 승계를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외부 출신 업계 전문가 존림 대표에게 맡겼다. 4년차를 맞은 존림 대표 체제는 연착륙에 성공했단 평가다.

◇'승계' 보는 셀트리온, 서정진·서진석 공동의장 체제

통합 후 셀트리온의 이사회는 총 12인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물러났던 그룹 총수 서 회장은 2023년 이후 복귀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서 회장과 오너 2세이자 장남, 이사회 공동 의장인 서진석 대표 그리고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형기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이사회 멤버는 4명이다.


서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체급을 키워 온전히 서겠단 명분으로 복귀한 뒤 그룹 통합을 지휘했다. 그룹 통합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너머 혁신신약 개발로 나아가는 작업인데 이를 서 회장이 주도했단 뜻이다.

서 회장은 그러면서 오너2세를 조금씩 그룹 경영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이사회 공동의장인 서진석 대표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놓는다. 차남 서준석 미국법인장은 미등기임원이긴 하나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현지를 개척하는 북미본부장을 겸하게 했다.

셀트리온의 사외이사는 8명으로 사내이사보다 비중이 높다. 사외이사들은 임상 및 병리학(고영혜·유대현)·ESG(김근영)·금융회계(이순우·이재식·최원경)·법률(이중재)·외교(최종문)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그룹 총수 서 회장과 오너 2세인 서진석 대표의 공동의장 체제다. 통합법인 출범 후 반 년 간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이사회에 회부된 의안에 반대 의견을 낸 인사는 없다. 사외이사진이 두텁고 전문성이 높은 것과 별개로 의사결정 과정서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상당하단 반증이다.


◇창업공신 물러나고 외부인사 '존림 체제' 안착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43.06%)과 삼성전자(31.22%)를 통해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 번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삼성토탈 기획담당 임원과 삼성신사업추진단을 거친 김태한 대표가 초대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맡겼다.

김 대표는 2020년 대표직에서 내려왔고 존림 대표가 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내려온 이후 3년 간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23년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2011년 출범 이후 5명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존림 대표 체제 후 7명으로 늘었다. 이제는 존림 대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 중이다.

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 출신인 존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 가운데 첫 외부 출신 인사다. 김 대표 체제부터 자리한 김동중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기획지원팀장 출신이다. 2023년 신규 선임된 노균 부사장은 삼성토탈, 삼성엔지니어링 등에서 공정 설계와 신규 사업 발굴 업무를 수행했다.

존림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6년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림 대표 체제 들어 매 분기별로 가이던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는 중이다. 존림 대표가 김 전 대표의 배턴을 잘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에 다양한 업계 전문가를 세웠다. 허근녕 이사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안도걸 이사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김유니스경희 이사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한국ESG기준원 ESG기준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감사위원장인 이창우 이사는 서울대학교 경영학 명예교수다.


◇내부위원회 수 삼성바이오로직스 6 대 셀트리온 4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 대비 이사회 구성이 단촐하다. 그러나 셀트리온보다 많은 6개의 내부위원회를 꾸렸다. 각각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6개의 위원회 가운데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곳은 총 4곳(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외원회·보상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이다. 경영위원회엔 존림 대표와 김동중 부사장까지 사내이사 2명만 속해 있고 김 부사장이 ESG위원을 겸직한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내부위원회 인사 모두를 사외이사로 배치했다. 올해 반기말 기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성과보수위원회 및 ESG위원회를 두고 있다.

2023년까진 셀트리온제약을 포함하는 통합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잠시 구성하면서 위원회가 5개였다. 다만 그해 8월 이사회에서 합병 결의 안건에 대한 심의를 완료함에 따라 특별위원회는 기능을 다 했다고 보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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