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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컴투스, 연이은 IP 활용에도 미미했던 '신작 효과'2019년 이후 현금성자산 내리막, 부진 일소할 '한방'은 퍼블리싱으로

최은수 기자공개 2024-09-10 08:24:17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5: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투스는 국내 대표 장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사업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다만 서머너즈워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후속작으로 '유니버스'를 구성하고 꾸준히 수익성을 높인 전략은 기대만큼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IP 중심 신작 효과가 신통치 않은 건 유동성과 수익성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당장 미래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개발에 올인하기엔 부담이 있다. 미래를 염두에 둔 '새로운 한방' 즉 퍼블리싱(게임유통)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다.

◇서머너즈워 출시 10년 , 당시로 회귀하는 현금성 자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컴투스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954억원이다. 전년 동기인 2023년 상반기 2841억원과 비교하면 900억원(31.2%) 감소했다. 2024년 결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나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대로 진입할 기로에 섰다.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나타난 건 아니지만 감소 추이가 심상치 않다.


2014년은 컴투스의 공전의 히트작 서너머즈워를 출시한 해다. 바꿔 말해 컴투스는 대표작 서머너즈워가 글로벌에서 대박 흥행한 이후 현금성자산이 단 한 번도 1000억원대로 내려간 적이 없었단 뜻이다. 출시 10년이 넘은 서머너즈워는 지금도 컴투스의 캐시카우이자 효자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오래돼 지속적인 수익 우상향을 기대하긴 어렵다.

컴투스는 완만한 수익성과 현금 감소를 메우기 위한 후속 사업 전략으로 서머너즈워와 IP 즉 게임 내 세계관을 공유하는 신작 출시를 꼽았다. 주요 대작을 서머너즈워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형태로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2021년 4월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 백년전쟁>,2022년 MMORPG 장르인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공개했다.

그러나 최근 3년 간 내놓은 두 개의 기대작으론 의미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컴투스에 서머너즈워 IP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밖의 IP는 스포츠 장르(야구 등)물이거나 서브컬처와 많은 접점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확장성 측면에서 제약을 받는 영역이다.

더불어 컴투스는 꽤 오랫동안 서머너즈워 IP 중심 차기작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왔다. 지금은 계획대로면 결실의 시기에 돌입했어야 맞는다. 컴투스의 현금성자산이 급등한 2015년은 서머너즈워를 출시한 이듬해였다. 다시 말해 컴투스의 불안한 유동성 추이는 야심차게 내놓은 서머너즈워 IP를 활용한 차기작 부진과 관련이 높단 의미다.

◇IP 활용에만 전념 않고 퍼블리싱도 시작 '체질 개선 서막'

올해 하반기 컴투스의 후속 사업 전략에서 기존 서머너즈워와 스포츠게임 등 자체 신작 개발이 아닌 다른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변화도 앞서 IP 중심의 수익을 구축하는 작업이 답보상태에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게임 퍼블리싱에 한층 힘을 싣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게임 퍼블리싱은 다른 게임 개발사로부터 판권을 구매해 마케팅·홍보를 진행하고 여기에서 나온 수익 일부나 전부를 계약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미 완성된 게임을 들여온다는 점에서 자체 신작 개발보다 비용 부담은 줄어들지만 수익성에 대한 업사이드 기대감은 다소 낮다.

컴투스가 올해 7월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Gods & Demons'의 이미지

통상 대작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적어도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당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선 선택에 고민이 없었다. 그러나 잔고가 2000억원을 밑돌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우에 따라 신작에서 투입비용 회수가 안되면 순식간에 유동성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컴투스가 최근 들어 퍼블리싱에 더 힘을 싣는 것도 이런 상황을 두루 고려한 전략이다. 서머너즈워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서비스를 경험한 노하우와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자체 IP를 글로벌에 안착시킨 경험을 활용해 퍼블리싱에도 나서면 한층 시너지가 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컴투스 관계자는 "서머너즈워와 야구게임에 힘입어 매출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와 더불어 퍼블리싱 사업 확장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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