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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SK하이닉스, 외부추천 배제된 사외이사 선임[견제기능]⑥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 구성 부재…주주 추천 절차도 미비

이민호 기자공개 2024-09-20 08:14:4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4: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사추위에 앞서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을 구성하지 않고 있으며 주주로부터의 이사 추천 절차도 미비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추위 전원 사외이사…"전문성·이해관계 고려"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K하이닉스는 255점 만점에 184점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견제기능'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30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38점, '참여도' 지표에서 40점 만점에 38점으로 고득점에 성공했지만 견제기능 지표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견제기능 지표에서 점수가 낮았던 한 가지 이유는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5점 만점에 3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는 사추위가 원활히 운영되면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을 구성하고 동시에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아야 최고 점수(5점)을 부여한다.

상법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이면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말 자산총계가 90조원을 넘어 이미 사추위를 가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규정상 사추위를 2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 시점인 지난해말 사추위 소속 이사는 3명으로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한미은행장과 한국씨티은행장 출신으로 블랙스톤어드바이저스코리아 대표이사이자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인 하영구 사외이사가 맡았다. 사추위는 지난해 한 해 동안 3번의 회의를 진행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대상을 1차와 2차에 걸쳐 심의하고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안을 가결했다. 사추위에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추위는 금융, 경영, 반도체, 법률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경영진 및 최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추천하고 있다"며 "후보들의 지배주주와의 이해관계 유무, 윤리성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경영진에 대한 감독, 조언,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이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문단 구성 부재…주주 추천 절차도 미비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을 구성하고 있지는 않다. 자문단은 사추위에 앞서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하는 단계다. 자문단은 외부인사로 구성돼 주총에서 선임하고자 하는 사외이사수의 배수에 해당하는 예비후보를 사추위에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사외이사 선임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수단이다.

다만 자문단을 두는 것이 국내 상장사에서 아직 흔한 사례는 아니다. 포스코홀딩스는 5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선임 예정 사외이사의 5배수를 추천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3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선임 예정 사외이사의 2배수를 추천한다.

SK하이닉스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명문화하고 있지도 않다. 현대차의 경우 2019년부터 일반주주로부터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주로부터 추천받은 사외이사 예비후보는 거버넌스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자문단의 평가를 거쳐 사추위에 추천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사내외 인사들로부터 추천받은 각계 전문가 및 일정 자격을 갖춘 주주가 관련 법률에 따라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들을 BSM(Board Skills Matrix)을 활용해 검토 및 관리하고 있다"며 "외부 자문단 구성 관련해서는 구성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 자격, 시기, 역할 등에 대해 향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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