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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페셜티 노리는 한앤컴퍼니, 'SK하이닉스 동행' 요구할까 매출 의존도 높아, '대한항공C&D 인수 사례' 장기 공급 계약 시나리오 가능

남준우 기자공개 2024-09-12 08:09:5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SK스페셜티의 유력 원매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각 측이 약 4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인수자가 인수 이후 사업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K스페셜티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상당하다. 한앤코가 이 점을 고려한다면, 과거 대한항공C&D를 인수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계약서에 장기 공급 계약 조항을 넣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주관사 없이 PEF 운용사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는 예비입찰 마감일은 13일이다.

이번 매각을 위해 ㈜SK는 한앤코를 비롯해 칼라일그룹,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다양한 국내외 PEF 운용사들과 접촉했다. 다만 이미 논의를 진행 중이던 한앤컴퍼니가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과 끈끈한 인연을 쌓은 상황에서 최근 4조7000억원 상당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SK스페셜티 지분 100%의 가치는 약 4조원대로 거론되고 있다. 높은 몸값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SK스페셜티 인수 후 사업 안정성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줘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SK스페셜티와 SK하이닉스 간의 장기 공급 계약을 보장하는 조건을 계약서에 넣는 방법을 거론하고 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모노실란(SiH4) 등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NF3 생산능력(캐파)은 연간 1만3500t수준으로, 세계 1위로 평가된다.

SK스페셜티가 이같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데는 SK하이닉스라는 확실한 캡티브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SK스페셜티의 2023년 매출(6817억원) 가운데 18.9%(1290억원)을 SK하이닉스가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물량이 갑자기 빠져버린다면 인수 이후 큰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물론 갑작스럽게 SK하이닉스에 대한 공급량이 줄어들 확률은 낮다. 다만 한앤코 입장에서는 확실한 계약을 통해 이를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례로 한앤코는 지난 2020년 9월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판매 사업부인 대한항공C&D를 인수할 당시 이같은 내용을 계약서 조항에 추가한 이력이 있다. 한앤코는 당시 9906억원에 지분을 인수했는데, 대한항공이 지분 20%를 유지하며 2대주주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한앤코는 대한항공과 30년 독점 공급 조건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SK스페셜티 인수에도 이같은 조건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공급 기간 등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과거 한앤코가 대한항공C&D를 인수할 때도 30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받고자 했다"며 "조금 다른 사례이기는 하지만 SK스페셜티의 경우에도 SK하이닉스 물량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장기 공급 계약을 삽입해 안정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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